이재용 집행유예로 다시 주목받는 재벌총수 솜방망이 처벌사

2006년 이후 유죄 판결 11명 중 집행유예 7명·불구속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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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이홍렬 대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재벌 총수들의 솜방망이 처벌사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데이터뉴스가 2006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이후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총수 11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7명이 1심 또는 항소심 등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은 실형이 선고됐지만 고령이거나 건강상의 이유, 방어권 보장 등의 이유로 1심에서 구속조차 되지 않았다. 구속됐다 해도 형량을 채운 총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1심 또는 항소심 등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재벌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7명이다. 이 부회장은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1심 징역 5년에 비해 대폭 감형된 판결이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구속 353일 만에 풀려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구속을 피했다. 신 회장의 1심 형량은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이는 2006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이후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총수 가운데 가장 낮은 형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오·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도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2009'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조세포탈 혐의 일부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의 사건은 파기환송심까지 이어졌지만 1심과 동일한 형이 확정됐다.

박 전 회장 형제는 수백억원대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기소돼 20062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씩을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구속을 피한 재벌총수들도 있다.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을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하지 않았다.

2006년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뒤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으나 방어권 행사를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이어 정 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재현 CJ 회장은 2014년 총 1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도주 우려 등이 없다는 이유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6개월의 실형을 받아 구속됐다가 2016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재벌총수 중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구속은 피했다. 김 전 회장은 200520조원대 분식회계, 98000억원대 사기대출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86개월을 받았다가 2008년 특별사면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4년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으로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수감 4개월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풀려났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구속돼 실형을 살다가 사면으로 나온 케이스다. 최 회장은 2013년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중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가 복역 27개월 만인 20158·15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leehr@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