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주사 수익 줄었다…작년 평균 영업익 1조154억→8617억

주요 계열사 실적 악화 영향…영업익·순이익 모두 증가 지주사 2곳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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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지난해 국내 그룹 지주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지주회사 절반 이상은 전년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그룹 지주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 대기업집단 지주회사의 58%가 영업이익이 줄었고, 70%는 당기순이익 감소를 맛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2개 대기업집단의 지주사 중 25일 현재 2018년 실적을 발표한 17개 지주사 실적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지주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14조8641억 원으로 전년(12조1407억 원)보다 22.4%(2조7233억 원) 늘었다. 하지만 평균 영업이익(8617억 원)은 2017년(1조154억 원)보다 15.1%(1536억 원) 감소했다. 평균 당기순이익(7548억 원)도 전년(8715억 원) 대비 13.4%(1167억 원)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들 지주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7년 8.4%에서 2018년 5.8%로 2.6%p 줄었고, 같은 기간 평균 당기순이익률도 7.2%에서 5.1%로 2.1%p 감소했다.

이번 조사 결과, ㈜LG, 한진칼㈜, ㈜하림지주, ㈜세아홀딩스, ㈜아모레퍼시픽그룹, ㈜메리츠금융지주, ㈜한라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LG는 지난해 매출이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2%, 22.7% 감소했다. LG화학 등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지난해 18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원가 상승으로 종속회사의 영업이익이 줄고, 외화 환산 손실로 지분법 손실을 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세아홀딩스는 조사 대상 지주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57.2%)과 당기순이익(-68.8%)이 모두 5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수요산업 경기 하락과 원부재료 가격 인상 등 철강 시장상황 악화로 종속회사인 세아베스틸의 수익성이 크게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의 지분 58.94%를 갖고 있다. 

㈜한라홀딩스는 조사 대상 지주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회사 측은 주요 관계사 이익 감소로 지분법 손익이 줄었고, 2017년 종속기업 투자 처분 이익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도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SK㈜, ㈜LS,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감소를 맛봤다. SK㈜는 지난해 4조68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5조7450억 원)에 비해 18.4% 줄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율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10대 그룹 지주사 중 가장 크다. SK는 유가 하락에 따른 수익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SK㈜의 영업이익 감소는 2007년 이후 11년만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4.9% 감소했다. 회사 측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영업비용 증가 영향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파생상품 평가·처분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0%, 5.2% 줄었다.

㈜GS, 현대중공업지주㈜, CJ㈜, ㈜코오롱,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이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1.0% 감소했다. 줄어든 순이익 규모는 7195억 원으로, 조사 대상 지주사 중 감소금액이 가장 많았다. 4분기 자회사 실적부진이 뼈아팠다. 유가하락에 따른 현대오일밴크의 적자전환, 현대중공업 지분법 손실 반영 등으로 4분기 영업이익(-1567억 원)이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현대일렉트릭 자산손상이 겹쳐 4분기 당기순이익(-3557억 원)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코오롱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96.8% 줄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감소율이 가장 컸다. 2017년 발생한 무형자산 처분이익과 티슈진 상장 후 순자산 증가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소멸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솔홀딩스와 하이트진로는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개선됐다. 다만, 한솔홀딩스는 30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하이트진로는 매출이 줄어들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