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준호 MC-권봉석 HE사업본부장, 역전된 회사내 입지

선임 3년차 앞두고 처지 급전직하 조 사장..견조한 실적으로 승진 꿈 영그는 권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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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전자 조준호 사장과 권봉석 부사장이 내년 사업본부장 선임 3년차를 앞두고 처지가 엇갈리고 있다. 조 사장은 스마트폰 실적저하로 인해 회사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반면, 권 부사장은 HE사업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창출해 내며 LG전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내년 '1년 더'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업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6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조준호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며 구본준 부회장을 보좌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활을 이끌 기대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 인사에서는 잇따른 스마트폰 흥행 실패로 경질설에 휘말렸고, 유임과 함께 한 번 더 기회를 얻었다는 처지로 전락했다.

반면 당시 전무에서 승진한 권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으며 HE사업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선임 이후 견조한 실적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승진이 유력하게 예상됐지만, 안정을 꾀한 그룹 방침에 따라 다소 늦춰지는 양상이다. 

우선 조 사장은 올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 기대주인 G5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으로 기회를 얻은 V20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게다가 조준호폰이라 불렸던 G5는 모듈 유격현상 등 마감과 수율 문제의 한계성을 드러내며 소비자들에게도 안 좋은 인상을 남겼다. 시장에서는 역대 최대 실패작 우려마저 등장했을 정도다.

실제 G53월 출시 이후 막대한 마케팅비 투입에도 불구 예상치 60% 수준의 판매에 그치며 적자를 안겼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3분기 누적 매출이 8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었고, 영업이익은 -587억 원에서 -7921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연말 인사에서 유임되며 내년도 MC본부를 이끌게 된 조 사장이지만 악화된 실적으로 내년부터 단독 대표를 맡게 된 조성진 부회장에게도 부담감을 떠안긴 셈이다.

조 사장의 내년은 G6V30 등 두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아 좌불안석의 1년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7 결함 이후 차기작 갤럭시S8로 칼을 갈고 있는 삼성전자와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 LG전자 스마트폰 부활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권봉석 부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5, 3분기까지 적자를 내며 570억 원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올레드(OLED) TV와 슈퍼울트라 HD TV로 시장 공략에 나서며 영업이익을 조 단위로 끌어 올렸다. 조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이 까먹은 권 부사장이 TV 등 가전으로 벌충한 셈이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만 1700억 원으로 취임 전 20145100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벌었다. 올레드TV 시장기반 확대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권 부사장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현재 올레드 TV는 전 세계 프리미엄제품 시장 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3년 전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LG전자의 OLED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견조한 실적으로 권 부사장은 올 연말 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현실화 되지는 않았다. 통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실적이 뒷받침되면 2~3년 걸리는 만큼 내년 인사에서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직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권봉석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조 사장보다는 4살 어리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MBA를 마치고 LG전자에 입사해 디지털사이니지(DID)경영기획그룹, 모니터사업부장, HE미디어사업부장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기술통이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