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굴곡진 정보통신부 역사와 '쌍둥이 궤적'

체신부-정보통신부-지경부 행안부 문화부-미래창조과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권따라 소속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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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임윤규 기자] 한 사람의 공무원이 소속부처를 5개 경험하는 것, 흔하지 않을 것 같지만 대한민국에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력이다. 공직생활 30년이면 적어도 여섯번의 정권교체가 있고, 정치논리든 산업구조의 변화든 필요에 따라 정부조직은 바뀐다. 우리나라에선 정치논리에 따른 정부조직 개편이 잦았고, 그래서 공무원 이력도 복잡하다.

신임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의 이력이 그렇다. 강 본부장은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강 본부장의 이전 이력을 보면, 대한민국 정보통신관련 부처의 역동성을 실감하게 된다.

강 본부장은 대한민국 정보통신 산업의 성장기 복판에 있던 인물로, 공무원 생활 전체가 그 속에 녹아 있다. 특히 정권교체 때마다 이뤄지는 정부조직개편은 강 본부장을 가만두지 않았다. 

30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강 본부장은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6년 30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공무원 생활의 시작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체신부에서다.

체신부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출범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와 초기 김영삼 정부에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산업의 토대를 만든 부처다. 198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강 본부장은 체신부에서 공무원 생활의 잔뼈를 다졌다. 

김영삼 정부는 1994년 정보통신부를 만들어 기존 체신부 기능에 새로운 정보통신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통부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만들어낸 부처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정부 등 3개 정권을 관통하는 핵심부처로 자리했다. 이곳에서 강 본부장은 기획총괄과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느닷없이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3개 정권을 관통한 핵심부처, 새 정부는 새로운 정통성이 필요했던 셈이다. 2008년 2월 정통부는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산산히 쪼개졌다. 그 시절 정통부 사람들은 사라진 친정을 보면서, 흩어진 조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강 본부장은 행정안전부로 자리를 옮겨정보기반정책관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는 부처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데 집착했다. 2013년 3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산업을 결합한 행정부처로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때 해체됐던 정통부의 기능과 교육과학부로 애매하게 붙어있던 과학기술 기능이 합쳐졌다. 강 본부장은 미래부에서 정보화전략국장,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라 '장미대선'을 거쳐 2017년 5월10일 조기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버렸던 '정보통신'이라는 이름을 부처이름으로 되살렸다.

2017년 7월 강 본부장의 소속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뀐다. 이후 강 본부장의 4개월은 이벤트의 연속이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에서 경북지방우정청장으로 발령나더니, 석달도 안되어 우정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강 본부장은 28일 전라남도 고흥에서 4km 떨어진 득량도까지 드론(무인기)을 날렸다. 고흥 선착장에서 드론은 8kg의 우편물을 싣고 고도 50m 상공으로 자동 이륙했다. 드론이 고흥 선착장에서 출발해 득량도까지 배송을 마친 후 출발지로 돌아온 시간은 10분. 그간 득량도 우편물 배송은 집배원이 왕복 8km의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나와 우편물을 배에 싣고 다시 섬으로 돌아가 배달해왔다.

체신부-정통부-행안부-미래부-과기정통부. 80년대 공무원 생활을 체신부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섯개 행정부처 근무 이력을 갖는다. 문재인 정부 과기정통부 소속 대다수 고위공무원들은 비슷한 궤적을 만들었다. 변화의 파고가 높고 깊었던 만큼, 그들의 정책 아이디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mathing@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