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절반도 안 지켰다

7개 계열사 핵심지표 준수율 47%…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등 4개 항목은 준수율 0%

[취재] 한진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절반도 안 지켜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등 4개 항목은 준수한 계열사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진그룹 7개 계열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평균 46.7%로 집계됐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것으로, 주주 관련 5개, 이사회 관련 6개, 감사기구 관련 4개로 이뤄져 있다.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준수한 항목이 10개를 넘은 한진그룹 계열사는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독립적인 내부 감사부서(내부 감사업무 지원조직)의 설치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집중투표제 채택 등 4개 항목은 7개 계열사가 모두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핵심 기업인 대한항공과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관련해 별도의 내부 프로세스를 마련, 운영하고 있으나 명문화된 승계 정책은 없다고 답했다. 

또 독립적 내부 감사부서 설치 여부와 관련, 대한항공은 내부 감사부서인 감사실이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되고 있고, 한진칼은 내부 감사부서인 경영개선팀의 인사 사항이 CEO 전결사항으로 돼 있어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대한항공, 물류기업 한진, 지주사 한진칼 등 3곳은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항목 중 10개를 지켜 준수율 66.7%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8개 항목(53.3%)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은 지키지 않은 항목이 준수한 항목보다 많았다.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등 8개 항목을 지키지 않아 준수율 46.7%를 기록했다.

역시 한진그룹에 새로 편입된 LCC 에어부산은 15개 항목 중 2개만 준수해 13.3%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경쟁 LCC인 제주항공이 66.7%, 티웨이항공이 46.7%의 준수율을 기록한 데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항공기 지상조업서비스 기업 한국공항도 집중일 외 주주총회 개최, 내부 감사기구의 경영 관련 중요 정보 접근 절차 마련을 제외한 13개 항목을 지키지 않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