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환경위기 의식은 오히려 낮아지는 '기후 무감각증'이 나타났다.
15일 데이터뉴스가 환경재단의 '2025 환경위기시계'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계 환경위기시각은 9시 33분으로 전년(9시 27분)보다 자정에 6분 가까워져 위기감이 고조됐다. 반면,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8시 53분으로 전년(9시 11분)보다 자정에서 18분 멀어졌다.
1992년 처음 시작된 환경위기시계(Environmental Doomsday Clock)는 세계 환경위기 평가지표로, 2005년부터 환경재단과 일본 아사히글라스재단이 함께 매년 공동으로 발표하고 있다. 환경위기시각은 시곗바늘이 자정에 가까울수록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은 전 세계 121개국, 1751명의 환경·지속가능발전·ESG 관련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국가 및 지역별로 가장 시급하게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환경 분야 데이터를 가중 평균해 산출됐다.
세계 환경위기시각은 2001년 이후 올해까지 25년 연속 ‘매우 위험’ 구간인 9시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동(34분), 오세아니아(23분), 서유럽(14분) 지역은 시각이 자정 쪽으로 크게 이동하며 위기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자정에서 멀어졌으며.조사 시작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우 위험’에서 ‘위험’ 단계로 내려가며 위기 의식이 완화된 양상을 보였다.
전 세계가 환경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정반대 흐름으로,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현실과 달리 한국인의 환경 인식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만 해도 한국에서 강릉의 가뭄, 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 전남과 수도권을 휩쓴 기록적 폭우 등 기후위기 현상이 나타났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