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상장사, 여성 사외이사 '제로'…자본시장법 어기나

삼양홀딩스·삼양사 자산 2조 원 넘는데 사외이사 전원 남성…ESG경영 등 다른 그룹과 대조적


삼양그룹 상장계열사에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2조 원을 넘는 삼양홀딩스와 삼양사는 오는 8월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을 어기게 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주총회소집공고 등을 분석한 결과, 삼양그룹 상장계열사 4곳의 사외이사 11명이 모두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8월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이사회 구성을 특정 성으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많은 상장기업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지만, 삼양그룹 상장사들은 아직까지 이같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까지 3명이던 사외이사를 올해 4명으로 늘렸지만, 신임 사외이사를 포함해 전원 남성으로 구성했다. 


유관희 사외이사는 고려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로, 오리콤 사외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1952년생으로 최고령이며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용모 사외이사는 1964년생이며, 조지워싱턴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2003년부터 건국대에서 행정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유 교수와 함께 2019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관희·이용모 사외이사는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이준영 사외이사는 1961년생이며,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나왔다. 한국고분자학회장,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 등을 맡은 교수 출신이다. 올해 신규 선임 예정인 남판우 사외이사는 1970년생으로 가장 젊다.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국세청에서 2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하고 중부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삼양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양사도 자산이 2조 원을 넘지만 올해 신규 선임되는 3명을 포함해 5명의 사외이사 모두 남성이다. 

삼양사는 기존의 권익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김광 세무법인 세연 대표세무사와 함께 올해 고민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박진병 이화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을 신규 선임해 사외이사진을 꾸린다. 

이밖에 삼양패키징과 케이씨아이도 여성 사외이사가 없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자산이 2조 원 미만이어서 개정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은 아니다.

개정 자본시장법의 이사회 성 다양성 규정은 지키지 않더라도 별도의 처별 규정은 없다. 하지만, ESG경영, 다양성 강화, 외부 평판 등을 고려해 적용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준수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삼양그룹은 적용 대상이 되는 2개 계열사 모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음에 따라 개정 자본시장법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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