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40% 넘던 영업이익률 6%대까지 추락

신작 부재 속 매출·수익성 동반 하락…‘붉은사막’ 연기 거듭,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진출 기대 이하


펄어비스가 허진영 대표 임기 첫 해인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매출은 2019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한때 40%를 넘었던 영업이익률은 6.9%까지 떨어졌다. 

검은사막의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차기작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펄어비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3분기 매출 2827억 원, 영업이익 12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3곳의 4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매출 1039억 원, 영업이익 139억 원)을 합하면, 지난해 3866억 원의 매출과 26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대비 4.3%, 37.7% 하락한 수치다.

펄어비스의 실적 하락은 매출이 3년째, 영업이익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18년 41.5%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9%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펄어비스의 대표작인 검은사막의 매출 하향세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작품이나 새로운 시장으로 이를 보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도 펄어비스의 실적이 역성장하며 기대에 못미친 것은 검은사막 모바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가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PC 원작 검은사막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2021년 6월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판호)를 받고 10개월 뒤인 지난해 4월 출시했다. 당초 2017년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한국 게임에 대한 허가가 중단된 후 5년여만에 중국에 진출하는 첫 한국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당일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순위에서는 최고 20위를 기록한 뒤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대만에서 출시 당일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저조한 실적은 서비스 첫날 중국 현지 회선장애로 이용자 유입이 원활하지 못해 초기 붐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현지 규정상 초기 비즈니스모델(BM)을 약하게 설정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붉은사막 출시가 미뤄지면서 신작 공백이 길어진 것도 문제다. 2019년 처음 개발 소식을 알린 붉은사막은 코로나19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붉은사막 출시는 또 다시 연기돼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는 출시를 연기하더도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의 판단 때문이다. 허진영 대표는 다음게임 게임서비스본부장, 카카오 게임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펄어비스에 합류했고, 지난해 3월 펄어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펄어버스는 검은사막의 업데이트를 통한 이용자 회복과 함께 붉은사막을 비롯해 도깨비, 플랜8 등의 라인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신작 게임을 완성시키는 단계이며, 5년, 10년 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펄어비스의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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