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순이익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메리츠화재가 선두 기업인 삼성화재와 DB손보를 제치고 상반기 기준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순이익이 줄긴 했지만, 투자수익을 끌어올리며 손보사 대비 작은 낙폭을 기록한 데 영향을 받았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화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873억 원(개별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977억 원) 대비 1.0%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순이익 추이를 보면 본래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이 3강 구도 체제를 이뤘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 확대를 통해 순이익을 끌어올리며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특히 장기인보험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체제에서 빛을 발했다. 장기보험은 IFRS17 체제에서 새롭게 도입된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CSM이란 보험사가 보유한 보유계약에서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장래의 이익이다. IFRS17 체제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CSM일단 부채로 계상된 후 매년 상각을 통해 수익으로 인식된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확대를 기반으로 2023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또한 DB손해보험을 303억 원의 격차(메리츠 1조5670억 원, DB손보 1조5367억 원)로 제치고 손보업계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DB손보가 2위를 탈환(메리츠화재 1조7105억 원, DB손보 1조7722억 원)했다. 메리츠가 장기인보험 확대를 기반으로 또다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역시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한 DB손보의 성장세가 더 매서웠다.
하지만 올해 승기를 잡은 곳은 메리츠화재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기준으로 기존 1위였던 삼성화재도 제치고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기업별로 보면 ▲메리츠화재 9873억 원 ▲삼성화재 9539억 원 ▲DB손보 9069억 원 순이다.
올해 손보업계의 순위는 투자손익이 갈랐다.
보험업계의 영업이익은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으로 구성되는데, 본업인 보험손익이 연초부터 발생한 대형 산불 등 재해 피해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를 보면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이 7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9411억 원) 대비 23.0% 감소했다.
투자손익이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자산운용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 또는 손실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자산운용을 통해 이자, 배당, 평가이익을 얻는다.
메리츠화재의 투자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3959억 원에서 올해 6048억 원으로 52.8% 증가했다. 채권교체 매매 차익과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이익 증대에 영향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 투자이익률은 4.5%로 전년 동기(3.9%) 대비 0.6%p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메리츠화재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메리츠화재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업계 1위 달성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김중현 대표는 "2024년은 1등에 도전하기 위한 힘을 축적하는 한해였다"며 "지난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해 온 우리는 이 순간부터 1등에 도전한다"고 밝혔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