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SKC 대표, 엔펄스 정리 끝…'3800억 실탄'으로 후공정 쏜다

12개 분기 연속 적자, 이차전지 사업 부진이 원인…글라스 기판·HBM용 테스트 솔루션 등 고부가 반도체 후공정에 집중

[취재]김종우 SKC, 엔펄스 정리 끝…3800억 실탄으로 후공정 쏜다
[취재]김종우 SKC, 엔펄스 정리 끝…3800억 실탄으로 후공정 쏜다

김종우 SKC 신임 대표가 SK엔펄스 흡수합병으로 확보한 약 3800억 원을 토대로 적자 탈출과 반도체 후공정 사업 강화에 나선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C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누적 적자는 -1974억 원으로, 전년 동기(-1934억 원) 대비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말 김종우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김 대표는 기존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엔펄스 대표이사로 반도체 소재 부문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SKC는 2022년 4분기부터 지속적인 분기 적자를 겪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사업 부문의 손실이 두드러진다. 2025년 3분기 누적 이차전지 적자는 1077억 원으로 SKC 전체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김종우 대표는 SK엔펄스 대표 시절부터 SKC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 아래 SK엔펄스의 비핵심 사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했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9월 중국사업 지분 매각▲10월 파인세라믹 사업 양도 ▲2024년 9월 CMP PAD(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소모품) 사업 양도 ▲12월 반도체 후공정 장비/부품 제조 판매사업 분할 등을 결정했다. 

더불어 김 대표는 2023년 10월부터 반도체 테스트용 소켓을 주력으로 제조하는 SKC의 자회사 ISC의 대표이사도 겸임하며 소켓 장비 사업 역량을 쌓아 왔다.

한편, SKC는 올해 10월 15일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하며 약 3800억 원 규모의 현금과 자산을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 SKC를 지휘할 김 대표는 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등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에서 미래 기술로 꼽히는 글라스기판(유리기판)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SKC는 지난 3분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글라스기판 양산 샘플을 제작했으며, 고객사 인증 절차를 거쳐 내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SC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SKC는 실적발표에서 4분기에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테스트 솔루션을 포함한 턴키 솔루션 등 소켓-장비 사업 시너지 구체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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