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 양극재의 핵심 중간원료인 '전구체'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90%를 웃도는 가운데, 국내 양극재 4사가 이를 탈피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22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퓨처엠은 국산화, 에코프로는 해외 통합 생산, LG화학은 전구체 공정을 생략한 신기술, 엘앤에프는 합작 투자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공정을 살펴보면, 먼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금속 원료로 중간원료인 전구체를 만들고, 전구체를 리튬과 소성시켜 최종 양극재를 만든다.
그중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중국산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수입 의존도가 상당하다. 하지만 지난 7월 미국 감세법안(OBBBA)에서 중국산 배터리 소재 규제가 강화되면서 탈중국 공급망이 필요해졌다. 이에 양극재 4사가 각기 다른 전술을 펼치고 있다.
먼저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 전구체 공장을 지어 국산화에 나섰다. 지난 6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의 양극재 공장 부지에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고, 7월에는 이 국산 전구체를 활용한 양극재를 초도 출하했다.
더불어 포스코, 포스코HY클린메탈,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그룹사를 통해 원료(리튬·니켈)를 조달해 양극재 전 공정에서 자급체제를 완성했다.
다음으로 에코프로는 이미 내재화한 전구체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이 2017년 국내 최초로 전구체를 제조했고, 생산능력은 연산 5만 톤이다. 현재 포항에 연산 6만6000톤 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 제련과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통합 생산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4곳에 총 7000억 원 규모의 1단계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후 산업단지 내 전구체 공장, 양극재 공장, 베터리 셀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LG화학 연구원이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화학 [취재] 탈중국 양극재 4사, 각기 다른 전구체 대응 전술](/data/photos/cdn/20250938/art_1758185912.jpg)
▲LG화학 연구원이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화학
LG화학은 아예 전구체 과정을 생략한 차세대 양극재를 개발했다. 공정 과정에서 금속 원료를 바로 리튬과 소성해 양극재를 완성한 것이다. 이 신공정을 연산 6만6000톤 규모의 구미 양극재 공장에 적용해 지난 3월 국내 최초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양산했다.
특히 전구체 프리 양극재는 전구체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비가 필요하지 않고, 전구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탄소 배출을 줄여 친환경적이다.
엘앤에프는 상대적으로 전구체 내재화에서 뒤쳐지고 있다. 아직 중국 CNGR에서 전구체를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구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3년 LS와 전구체 제조 합작사(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를 설립해 연 12만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30일 준공식이 예정돼 있고, 내년 1분기 전구체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전구체 프리 LFP 양극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미트라켐에 약 145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미트라켐은 미국 내 LFP 상업생산을 2027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