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박!
아니, 샤머니즘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온 가족 동시 관람가"라니?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이런 등급의 샤머니즘 영화는 없었다.
우리는 샤머니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선 낯선 것, 미지의 세계, 귀신과 신령 및 무당, 당산 나무가 서있는 음침하고 다소 꺼림칙한 서낭당, 그리고 점복과 미신 등.... 어딘지 조금은 불편한 것, 그래서 샤머니즘은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어떤 것으로 치부되어 왔다.
아, 오죽하면, 사람들이 무당을 대할 때, "저기 무당하고 사람 간다."라고 손가락질하며 조롱했겠는가?
헌데, '케데헌(K-Pop Daemon Hunters: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준말, 이하 케데헌)'의 헌트릭스 그룹에 등장하는 세 명의 헌터들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아니, 다르다 못해 "힙(hip)"하기까지 하다.
케데헌은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K-POP 스타 걸그룹인 '헌트릭스(Huntr/x)'의 멤버인 세 명의 '퇴마사(Hunter)'가 악령의 보스인 '귀마'로부터 팬들과 세상을 지켜내는 이야기다. 일종의 글로벌 소녀영웅 서사 애니메이션 영화다. 다시 말해 애니메이션과 음악, 미술을 결합한 ‘토털 패키지 아트(Total Package Art)’다.
케데헌을 통해 한국 문화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케데헌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에는 악령을 퇴치하는 여전사 걸그룹인 헌트릭스와 악령에 조종당하는 남성 그룹 저승사자인 사자보이스(Saja Boys)의 대결이 나온다.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Chris Appelhans) 감독은 케데헌을 통해 K-Pop과 K-Culture로써 글로벌 무대에서 위풍당당한 한류 돌풍을 일으켰다.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참신한 장르와 음악을 융합한 아이돌 문화와 K-Pop의 글로벌 팬덤을 극대화했다. 거기에 한국적인 신화와 샤머니즘을 신선하게 차용했다.
전통적인 한국 신화와 샤머니즘을 현대 K-Pop 문화와 애니메이션 장르에 창조적으로 융합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성과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이루어 낸 쾌거다.
케데헌이 이렇게 핫하게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케데헌'이 누구나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애니매이션이란 장르라는 것이다.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K팝과 글로벌 콘텐츠 전략이 절묘하게 결합된 사례다.
K-Pop과 융합한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의 판타지적인 설정과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장점을 활용해 영화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가상의 공간을 혁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영화의 현실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창작과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초자연적인 액션과 같은 영화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럽거나 끔찍한 장면들이 애니메이션에 녹여져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 케데헌에 담긴 생동감 넘치는 음악과 문화, 스토리는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공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전 세계의 K-Pop과 한류의 두터운 팬덤이 시너지를 발휘해 노래와 음악에 마음을 싣고 관객들이 영화에 깊이 심취하고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영화를 시청하면서 줄곧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이처럼 자유로운 창작을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케데헌은 한국 문화와 서구 문화의 접점에서 한국의 신화와 샤머니즘적인 세계관에 기반한 스토리로써 기존 K-Pop 팬은 물론 문화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 같다.
음악이 전 세계인을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장르인만큼 Pop 히트메이커가 켸데헌의 곡을 제작하고 실제 가수들이 녹음에 직접 참여해 영화에 현장감과 박진감을 살렸다 덕분에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빌보드와 스트리밍 차트 1위를 단숨에 석권했다. 이로써 케데헌은 영화와 음악 모두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입소문과 팬아트, 밈(meme) 등을 재생산하며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인 팬덤을 확산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매기 강 감독은 북미에서 성장한 이민자로서 이중정체성을 지닌 감독이다. 그녀는 한국인으로서 문화적인 DNA를 간직하면서도 진정성과 세밀함을 가지고 영화에 임했다. 영화는 그녀의 개인적인 서사와 뿌리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루미는 매기 강 감독의 분신으로 보인다. 그녀는 수치심(shame)'과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점은 북미 지역의 이민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기 강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통해 결핍을 스스로 수용하고 문화적인 격차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묻어난다. 그와 함께 루미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심리적으로 치유하려 시도하면서도 그것을 감성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풀어냈다.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 속에서는 줄곧,
"걱정하지마, 다 잘될 거야. 너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라는 속삭임과 함께 끊임없이,
"네 안에서 다시 태어나라!"라는 말을 듣는 것만 같았다.
루미는 자신의 '악마적인 혈통'을 애써 숨기고 싶어했다, 케데헌은 개인적이고 세대적인 트라우마를 '샤머니즘'이라는 전통적인 프레임 안에서 재해석하고, K-Pop의 인기를 통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했다.
매기 강 감독에 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샤머니즘은 또 어떤가? 샤머니즘이 K-Pop의 거대한 흐름과 결합하고,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대중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고를 튼 것이다.
켜데헌에는 다음과 같은 멘트가 나온다.
"세상은 너희를 팝스타로 알겠지만
너희는 훨씬 더 중요한 존재가 될 거다. 너희는 헌터가 될거야."
"악령은 오래 전부터 우리를 탐했지. 우리 영혼을 빼앗고 그 기운을 그들의 왕 귀마에게 보냈어. 그 때 우릴 지켜줄 영웅들이 나타난 거야. 그들의 목소리엔 어둠을 몰아내는 힘이 있었어. 그 목소리로 용기와 희망을 노래했지."
헌트릭스 멤버들이 활동하기 이전윽 태초의 헌터들은 '무당'들이었다.
헌트릭스의 현재 멤버들은 전통적인 헌터들로부터 그 능력과 임무를 이어받아 낮에는 걸그룹으로, 밤에는 헌터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에는 일월오봉도, 적호도, 남산타워와 한의원, 대중목욕탕, 컵라면과 김밥, 냅킨을 수저 밑에 까는 식습관 등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정서와 삶의 풍경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케데헌에서는 샤머니즘적인 세계관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구현되지 않는다. 어딘지 친근감이 있고 편안하다. 낯선 샤머니즘의 세계가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일상적인 세계로 귀환한다.
K-Pop Concert=현대적인 굿판
매기 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굿을 “초기 콘서트”로 비유했다. 샤머니즘의 핵심 의례인 굿이 동시대의 예술가에게 현대 예술의 큰 흐름 속에서 대중적인 예술로써 재생산되고 확장되고 있다.
영화에 몰입될수록 나는 케데헌의 콘서트가 마치 고대 샤먼이 진행했던 의식의 일부분을 차용한 것처럼 느꼈다. 헌트릭스 멤버들은 악령을 좇지만, 그들의 영혼까지도 정화시키려고 한다.
샤머니즘, 현대 미술의 소재가 되다. 샤머니즘적인 모티브의 예술적인 확장성 탐구
굿은 인간사의 다양한 욕구나 소원을 비는 의례적인 행위 안에서, 음주가무를 통해 신과 소통하고 악귀나 재앙을 물리치는 종합 공연 예술이다.
매기 강 감독은 음악과 춤으로 악령을 물리치는 무당(mudang)의 이미지를 힙한 아이돌 걸그룹의 이미지와 연결시켰다
이로써,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고 상징하는 '신명(heung)'이 무대 위에서 현란하게 펼쳐진다. 이제' 무대는 현대적인 굿판'으로써 K-Pop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변이되어 구현된다.
케데헌에서 신명과 K-Pop 퍼포먼스가 동일한 문화적인 뿌리에서 태어난 "샴 쌍둥이"와 같은 동류임이 드러난다.
메기 강 감독은 한국의 전통 민화인 '작호도(鵲虎圖)'에서 유래한 호랑이 정령인 '더피(Duffy)'와 까치의 정령인 '서씨(Suzy)'를 활용해 민화가 가진 해학과 유모어를 간접적인 사회 논평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악령의 그룹으로 대표되는 '사자보이즈(Saja Boys)'의 이름은 '사자(Lion)'가 아니다. 그들은 한국 신화 속에서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Jeoseung Saja)'들이다.
케데헌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또 어떤가?
주인공들이 악령을 물리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은 한국의 샤머니즘 굿에서 사용하는 도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듯하다.
주인공 루미(Rumi)가 사용하는 검은 '사인검(四寅劍)'을 계승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인검에는 별자리 28수를 담당하는 신령들이 강림하도록 새겨져 있다.
사인검은 조선 시대에 제작된 의례용 검이다.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제작해 네 마리 호랑이의 기운이 담긴 영험한 검이다. 예로부터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검을 제작하면 검에 신령스러운 기운이 스며들어 잡귀. 잡신과 부정한 것들이나 사기를 쫓는 신물(神物)이 된다고 믿어져 온다.
케데헌에서는 루미가 이 검을 사용함으로써, 그녀의 행위는 조선 시대에 행해졌던 영적인 파워와 연결된 신성한 능력으로 상징된다.
미라의 무기인 곡도(曲刀)는 조선시대에 전쟁에서 사용했던 도검들을 모두 포괄하는 명칭이다.
월도(月刀, 또는 언월도(偃月刀)는 강신 무당이 타살군웅굿에서 주로 사용한다. 긴 자루에 칼날이 달려있는 '대도(大刀)'로, 칼날이 반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언월도(偃月刀)'라고 부른다.
조이(Zoey)가 사용하는 발톱같이 뾰족뾰족한 표창은 '대신칼(大神칼)'을 재해석한 것이다. 대신칼은 강신 무당이 굿에서 악귀나 잡귀. 잡신을 쫓기 위해 사용하는 주술적인 도구다. 대신칼은 칼날이 무디고 손잡이까지 쇠로 만들어져 꽈배기처럼 꼬아진 손잡이 끝에 '술'이 달려있다. 대신칼은 주로 대신(무조신)의 영력에 힘입어 부정과 액살을 제거할 때 사용한다.
케데헌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이 악령들을 퇴치할 때 이러한 무구를 사용하는 것은 매기 강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여성적인 주체성과 영적인 파워가 결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샤머니즘의 발화: 미술에서 '한국적'인 샤머니즘의 구현과 모색의 역사
한국의 근. 현대 미술계는 1960년대 중반부터 '한국적'인 미술을 창안하려고 시도하며 민속과 샤머니즘을 주요 소재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박생광 작가로 대표되는 이 시기의 예술가들에게 샤머니즘은 서양의 기독교 문화에 대응하기 위한 문화적인 수단이자 한국인의 역사와 정신의 뿌리를 대변하는 원형적인 상징이었다.
박생광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기치와 함께 한국의 무신도와 오방색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1981년 <무속>이라는 작품에서 한국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으로 강렬한 무당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백남준 작가는 1990년 7월 20일 오후 4시에 갤러리 현대 마당에서 독일 작가인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를 추모하기 위해 동해안별신굿의 오구굿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름 하여,〈늑대의 걸음으로–서울에서 부다페스트(A Pas de Loup: De Séoul à Budapest)>다.
지난 9월 4일 갤러리 현대 마당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가 무형유산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전승 교육사인 김혜경 만신(萬神)의 <대동굿 - 비수거리(작두굿)>이 연행되었다. 전통 샤머니즘과 현대 예술을 퍼포먼스 형식으로 재해석한 열광적인 무대였다.
동시대의 미술계에서는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보다 자유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양혜규 작가는 <소리 나는 가물(家物)(2020)>로써 무당의 무구인 '방울'을 자신의 예술적인 언어로 활용했다.
방울은 샤머니즘적인 의례에서 무당이 신(령)을 맞이하거나 잡귀. 잡신을 몰아내는데 사용한다. 방울은 신령과의 소통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계와 여러 차원을 이어주는 도구이자 매개체다.
양혜규 작가는 방울의 상징적인 의미를 일상적인 물건으로 활용하면서 샤머니즘의 전통적인 요소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샤머니즘이 과거 '민속'이나 '토속 신앙'으로 치부되던 시기를 탈피하고 이제는 풍부한 '예술적인 소재'이자 힙한 '문화적인 코드'로 변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샤머니즘은 이제 더 이상 미신적인 주술이 아니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영적인 치유를 향한 갈망을 동시에 표현하는 보편적인 정서요, 상징 체계로 인식되고 있다.
'자가 치유'와 '소통'으로서의 현대적 굿판: 참여형 퍼포먼스 아트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불확실성은 현대인, 특히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이 시기는 현대 미술이 샤머니즘을 다시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비밀스럽게 이루어지던 사주와 점복, 신점과 타로 등 신비주의적인 행위가 미술관의 참여형 퍼포먼스 예술로 등장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대적인 불안을 반영한다.
2021년 4월 16일에 개최한 일민미술관의 '운명상담소(Fortune Telling)' 전시처럼, 예술가들은 사주를 보거나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현대적인 의례를 기획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심리적인 위로와 소통의 장을 제공했다.
전통적 '굿'이 개인의 문제를 공동체적이며 집단적인 의례로 풀어내는 치유의 기능을 가졌던 것처럼, 현대의 샤머니즘적인 예술은 불안과 고독을 호소하는 현대인에게 위로와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케데헌에 등장하는 '혼문(Honmoon)'이 팬들의 '집단적인 에너지(collective energy)'로 강화되는 설정은 이러한 '공동체적인 치유'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저주받은 노래가 팬들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혼문을 약화시키는 반면, 루미의 자아 수용적인 노래는 팬들의 자율성을 회복시키고 혼문을 강화한다. K-Pop 팬덤이 지닌 강력한 '커뮤니티'와 '연대'의 특성이다.
케데헌은 샤머니즘이 현대의 집단 심리와 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의 이러한 서사는 현대 사회의 집단적인 불안을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해소하려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K-pop 데몬 헌터스'가 제시하는 샤머니즘의 미래: 하이브리드 미디어 아트의 가능성
케데헌은 전통 샤머니즘의 핵심인 음악, 춤, 서사를 애니메이션이라는 미디어에 완벽하게 결합시킨 사례다. 이는 K-Pop이라는 강력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통해 샤머니즘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작품의 가장 중요한 예술적인 메시지는 '혼문'이다. 기성세대 헌터들은 완벽하고 순수한 '황금 혼문(Golden Honmoon)'을 추구하고 자신들의 결점을 숨기려 했다. 케데헌의 주인공인 루미는 자신의 '수치심과 결점'을 포용하여 '무지개빛 혼문(Iridescent Honmoon)'을 완성했다.
작품은 '결점의 미학(Aesthetics of Imperfection)'을 통해 완벽주의와 성과주의에 지친 현대인에게 새로운 예술적인 화두를 던진다.
K-Pop 퍼포먼스, '굿'이 샤머니즘적인 의례를 초월해 샤먼 아트의 새로운 길을 열다.
나는 케데헌이 K-Pop의 형식과 한국적인 샤머니즘의 정신적인 핵을 성공적으로 융합한 최초이자 최상의 사례라고 평가한다.
케데헌은 샤머니즘이 더 이상 박제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펄펄 살아 숨쉬는 영적인 파워라고 이야기한다. 샤머니즘이 현대인의 내적이며 사회적인 불안을 집단적으로 해소하고,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는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K-POP과 융합된 샤머니즘이 '현대적인 굿'을 대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음을 강조하고 싶다.
샤머니즘 사제의 일원으로서, 케데헌을 관람했던 시간은 향후 샤머니즘적인 주제가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 및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창조적인 영감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숙고하는 시간이었다.
샤머니즘을 현대 예술에 접목해 활용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통한 '현대적인 굿'을 구현한다.
케데헌이 K-Pop의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극대화했듯이,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하여 '굿'의 현장성과 참여성을 재현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관람객이 혼합현실(MR) 기술을 통해 '혼문'을 직접 강화하거나, 홀로그램을 활용해 '무대 위의 굿판' 퍼포먼스를 기획하여 예술과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식의 공동체를 위한 의례를 창조할 수 있다.
2. 샤머니즘과 동시대의 사회적인 이슈나 주제와의 결합
케데헌이 '수치심'과 '정체성' 등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었듯이, 샤머니즘의 '자가 및 집단 치유' 기능을 확장하면 세대 간의 갈등과 집단적인 트라우마와 디지털 소외 등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
굿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의례이므로, 현대 예술가들이 무당을 대신해 사회적인 매개자(Medium)의 역할을 수행하며 예술을 통해 사회적인 치유를 모색할 수 있다.
3. 샤머니즘의 글로벌 협업의 가능성
케데헌은 한국계 감독과 한국 레이블(TWICE의 참여)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샤머니즘의 한국적인 모티브를 세계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예술 언어로 발전시켜야 한다. 케데헌이 바로 글로벌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첫 모델이다.
이는 K-Pop처럼 특정한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한국적인 샤머니즘을 각자가 지닌 언어와 문화로 재해석해 구현하는 글로벌 '문화 굿판'을 시도할 수 있다.
글 · ‘중년의 샤머니즘’ 작가이자 강신 무당 유명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