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자사주 활용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KT&G·남양유업은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을 병행하며 주주환원에 나선 반면, 샘표는 자사주를 보유하고도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매출 1000억 원 이상(지난해 기준) 식품기업의 자사주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샘표식품이 29.9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오뚜기(14.18%), 하림지주(13.16%), KT&G(11.60%), 매일홀딩스(9.96%) 순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평균 자사주 비율을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활용 방식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KT&G는 올해 1분기에만 3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해는 1조 원이 넘는 자사주를 소각했다. 발행 주식 총수의 6.3% 수준이다. 남양유업도 올 1분기 200억 원을 소각하며 주주환원에 나섰다.
배당 성향에서도 이들 기업은 적극적이다. 지난해 기준 남양유업의 배당 성향은 356%에 달했고, KT&G도 50.5%로 절반을 웃돌았다.
반면, 샘표식품은 자사주 비율이 30%에 육박했음에도 배당성향은 9%에 불과했다. 샘표식품은 최근 4년간 200원의 1주당 배당금을 유지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안겨준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기존 주식의 희소성이 높아져 주당 가치가 커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내가 가진 주식의 희소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가장 큰 이익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안이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온도차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