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와 이차전지 소재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엘앤에프의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자본이 축소된 가운데, 신사업 투자 과정에서 부채까지 늘어 재무안정성 지표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엘앤에프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말 부채비율은 692%를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리튬 재고평가손실과 출하량 감소에 따른 적자가 이어지며 재무 부담이 누적돼 왔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2223억 원, 2024년 -5587억 원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이 빠르게 축소됐다.
자본총계는 2022년 말 1조2853억 원에서 2024년 말 7233억 원으로 1조 원 아래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35.3%에서 2024년 말 287.1%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2025년 들어서는 부채비율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출하량 회복에 대비해 원재료 매입을 확대하면서 매입채무가 늘어난 데다, 2분기까지 분기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2025년 1분기 말 367.4%에서 2분기 말 461.5%로 상승했다.
여기에 9월에는 LFP 신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부채총계가 증가한 가운데, 3분기에는 주식연계채권과 관련한 파생부채 공정가치 평가손실 682억 원이 회계상 손실로 인식되며 자본이 추가로 감소했다. 이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분기 말 자본총계는 3758억 원으로 축소, 부채비율은 692%까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재무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대외 변수도 재무 정상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2월 말 북미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과 관련해 계약금액을 기존 3조8347억 원에서 973만 원 수준으로 정정 공시했다.
해당 계약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에 적용되는 4680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 계약으로, 공급 물량 조정에 따라 계약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중장기 출하 및 현금흐름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일부 확대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요인도 공존한다. 엘앤에프는 9월 발행한 BW에 대해 워런트 행사가 진행 중으로, 이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가 순차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행사로 유입되는 자금은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해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 관련 움직임도 변수로 거론된다. 올해 생산 예정인 사이버캡은 4680 배터리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공급망이 가시화될 경우, 내년 2~3분기부터 출하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