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데이터뉴스가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공급계약을 종합한 결과, 올해 9월까지 공개된 총 8개의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는 175.4GWh로 추정됐다. 그중 전기차용은 120.4GWh, ESS용은 55GWh 규모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총 300GWh(추정)에 육박하는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성과를 냈다. 지난해 총 10건 중 ESS용 배터리는 2건(한화큐셀,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이었지만, 올해는 총 8건 중 3건이 ESS용으로 비중이 늘어났다.
먼저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주는 지난 3일 공시된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공급계약 2건이다. 유럽 지역에 32GWh, 미국 지역에 75GWh 물량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며, 총 107GWh 규모다.
공급되는 배터리는 차세대 제품인 46시리즈(지름이 46mm) 원통형 배터리로 추정된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mm, 길이 70mm) 배터리보다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업계는 전기차용 46시리즈 가격이 1kWh 당 90~110달러임을 감안, 100달러로 계산 시 대략 총 15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체리기차 자회사에 8GWh 규모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앱테라 모터스에 4.4GWh 규모 2170 원통형 배터리 ▲베트남 킴롱모터스에 1GWh(추정) 규모 전기버스용 원통형 배터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편, 배터리 업계에서 ESS가 신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며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력이 대폭 늘었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해졌다. 이에 ESS용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ESS용 배터리 관련해서 LG에너지솔루션이 확보한 가장 큰 규모 수주는 지난 7월 30일 공시된 약 6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이다. 계약 대상과 규모는 비공개지만 업계는 고객사가 테슬라며, 규모는 50GWh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사업도 하고 있지만 ESS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ESS 사업은 테슬라 전체 매출의 12.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Polska Grupa Energetyczna)와 1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