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 생보사 대표이사, '재무통'이 대세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 후보, 지주사에서 경영관리 업무 담당…재무통 출신 CEO 앞세워 건전성 관리 힘쓴다


신한금융그룹이 천상영 부사장을 신한라이프의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천 부사장은 지주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해온 재무통으로 알려져있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 생보사 중 신한·KB라이프, 하나생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재무통으로 꾸려졌다.

18일 데이터뉴스가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한금융지주는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한라이프의 신임 사장 후보는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그룹재무부문 담당 부사장이 신규 추천됐다.

그룹에 따르면 천 부사장은 지주회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며 그룹 사업라인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7월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24년부터 신한금융지주에서 그룹 재무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계 생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재무통으로 꾸려지게 됐다. KB라이프의 정문철 대표와 하나생명의 남궁원 대표도 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은행 재무기획부장, 전략본부장, 중소기업고객그룹대표, 개인고객그룹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환주 전 대표(현 국민은행장)에 이은 은행 CFO 출신 CEO로 주목을 받았다.

하나생명의 남궁원 대표도 하나은행에서 CFO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자금시장그룹장을 거쳐 2024년부터 하나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그룹임추위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금융지주사들이 그룹 생보사 CEO로 재무통을 택한 이유로는 건전성 관리가 꼽힌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과 킥스(K-ICS)비율 도입으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장기보험 상품의 비중이 높고 운용 기간이 길어 금리 하락에 더욱 민감하다. 

생보사들은 기준금리 인하,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 등으로 인한 킥스비율 하락을 겪고 있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의 킥스비율은 183%로, 전년 말 대비 26%p 하락했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무 기준은 100%다.

신한라이프, KB라이프는 현재 킥스비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190.0%, 254.2%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말(205.7%, 263.1%)과 비교하면 15.7%p, 8.9%p씩 감소했다. 

자산운용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재무통 CEO를 선임 이유로 꼽힌다. 생보사들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시장 포화로 인해 본업인 보험 영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보험손익 악화로 인해 전년 대비 8.3% 감소했다.

보험 이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자산운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생보사는 상품 특성상 부채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 확보가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주로 장기채권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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