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올해 생보사 중 가장 많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올해 생보사가 취득한 배타적사용권 중 절반 이상이 한화생명의 것이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배타적사용권신청사항 및 심의결과를 분석한 결과, 생보사들이 올해 14건의 배타적사용권(심의 이전인 ABL생명 제외)을 신청했다. 이 중 13건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가 개발한 새로운 보험상품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다. 보험업계에서 특허권과 유사한 역할을 하며, 보험사들의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무분별한 유사 상품 출시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으로 평가한 후 독점 판매 기간을 부여한다.
한화생명이 가장 많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총 7건으로, 전체(13건)의 53.8%을 차지했다. 올해 생보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 2건 중 1건은 한화생명인 셈이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특약들은 한화생명 시그니처H암보험(3건), 에이스H보장보험(3건), H당뇨보험(1건)에 탑재됐다. 각각 암, 남성 고위험 암과 생활질환, 당뇨병 진단, 치료, 합병증, 연계질환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한화생명은 권혁웅 부회장과 이경근 사장 취임 이후 AI 혁신에 힘을 싣고 있다. 두 대표는 지난 8월 취임 이후 발송한 공동명의의 'CEO레터'에서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라이프솔루션 파트너를 제시하며, 이를 위한 핵심 동력으로 AI 기술 경쟁력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꼽았다.
그 일환으로 데이터 집적 및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의 수요가 예상되는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특약 중 ▲급여 특정 PSMA PET검사비용지원특약 ▲난임정자채취지원특약 ▲특정 남성 난임 수술특약은 업계 최초로 남성 요인 난임에 대한 보장을 제공한다.
당뇨병질환 연속혈당측정기 비용지원 특약도 한화생명의 당뇨병 관련 보험금 분석을 통해 출시됐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당뇨 발병 초기 2년 내 평균 의료비는 약 333만 원으로 고혈압 환자(약 242만 원)보다 약 1.4배 높았다.
한화생명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이 2건씩으로 뒤를 이었다. 교보생명은 여성암특정유전성유전자검사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2건을, 흥국생명은 전이암진단 생활비 및 진단시 미리받는 서비스 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1건씩 획득했다.
신한라이프(지정환율설정연금지급특약), DB생명(암내원특약)도 1건씩으로 집계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배타적사용권의 효력 기간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독점적 판매 권한 강화를 위한 방안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