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극장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외국 영화들이 잇따른 속편 흥행으로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은 반면, 한국 영화는 매출과 관객 수 모두 팬데믹 시기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2004년 집계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6일 데이터뉴스가 영화진흥위원회의 '2025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체 매출은 7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6.4%(259억 원)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9.2%(61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외국 영화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11월 외국영화 매출은 613억 원으로 전월 대비 31.0%(145억 원), 전년 동월 대비로는 47.2%(197억 원) 급증하며 시장 실적을 견인했다.
이러한 흥행은 애니메이션 대작 '주토피아 2'의 공이 컸다. 11월 26일 개봉한 '주토피아 2'는 불과 5일 만에 매출 202억 원(관객 수 211만 명)을 벌어들이는 저력을 보였다. 여기에 '나우 유 씨 미 3', '위키드: 포 굿' 등 글로벌 흥행작들의 속편이 가세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한국 영화는 유례없는 침체기에 빠졌다. 11월 한국 영화 매출은 110억 원(관객 수 111만 명)에 그치며 전월 대비 78.6%(404억 원), 전년 동월 대비 55.3%(136억 원) 폭락했다. 이는 올해 월별 매출액 기준 최저치일 뿐만 아니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11월 성적으로는 역대 최저 기록이다.
특히 이번 부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1월 한국 영화 매출은 260억 원(관객 287만 명), 2021년 11월은 165억 원(관객 170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1월 실적은 이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청설', '히든페이스' 등이 흥행하며 활기를 띠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11월 개봉작 중 매출 10억 원이나 관객 수 10만 명을 넘긴 작품이 단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이달 한국 영화 흥행 1위인 '퍼스트 라이드' 역시 지난 10월 29일 개봉작으로, 11월 한 달간 매출 52억 원(관객 55만 명)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