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50대 이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집 시장에 1020세대가 새로운 독자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짧고 강렬한 문장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취향과 셀럽의 추천 효과가 맞물리며 시집 구매량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예스24의 최근 10년간 시집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1020세대의 시집 구매량은 전년 대비 51.9% 증가했다.
특히 10대 독자의 구매량은 같은 기간 97.2% 폭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져, 1월부터 3월 초까지 10대 시집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시집 시장 내 세대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2020년 12.7% 수준이었던 1020세대의 한국시 구매 비율은 2025년 19.6%까지 상승했다. 같은해 주류층인 50대 독자 구매 비율은 26.1%였다.
젊은 독자들의 유입은 '젊은 작가'들의 약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시집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권 중 7권이 신예 시인들의 작품이었으며, 이들 도서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43.2%에 달했다. 전체 시집의 동세대 구매 비율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차정은 작가의 '토마토 컵라면'(7위), 고선경 시인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9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명인의 추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BTS 뷔가 자신의 SNS에 소개한 조말선 시인의 시집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는 판매량이 전월 대비 450% 급등했으며, 가수 한로로가 추천한 허연 시인의 '불온한 검은 피' 역시 400%의 판매 증가률을 기록했다.
한편, 장기 스테디셀러 부문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독주가 계속됐다. 나태주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시집 1위에 올랐으며, 소설/시/희곡 분야 50위권 내에 9년 6개월간 머물렀다.
한강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판매량이 전년 대비 67배 증가하며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강의 시집은 50~60대 독자층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