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임원 보수, 등기임원 보다 3.3배 많았다

14억3000만원 vs 4억4000만원...미등기 총수일가 거액보수 공개분 반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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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이윤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그룹사 미등기임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총액이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총액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기임직원이 등기임원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받은 것은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많은 돈을 받은 직원들이 포함된 탓도 있지만, 총수 일가 미등기임원의 거액 보수가 처음 공개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30일 공개한 24개 주요 대기업집단 계열사 상반기 임직원 보수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공시 대상인 미등기임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14억3000만 원으로 등기임원 평균 보수 4억4000만 원보다 3.25배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시 대상 임직원(373명) 중 미등기임직원 비중은 28.7%로 나타났으며, 올해 상반기 공시 대상 임직원의 보수총액은 총 2717억 원으로 등기임원 보수만 공개한 지난해 상반기보다 3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공시 대상 보수총액 대비 미등기임직원의 보수총액 비중은 56.5%(1534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총수가 있는 24개 주요 대기업집단 소속 167개 계열사 중 상반기 임직원 보수 중 공시 대상에 해당하는 임원이 없는 81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그동안 임원은 보수는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인 등기임원을 대상으로 했으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매년 두 차례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인 임직원 상위 5명의 보수를 공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가려었던 등기임원이 아닌 그룹 총수 일가 등의 상반기 보수가 처음 공개됐다.

관련 기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명희 신세계 회장(19억9000만 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17억3700만 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14억6100만 원) 등 미등기임원인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가 거액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상반기 CJ㈜와 CJ제일제당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총 23억5000만 원을 받았으며, 최태원 SK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상반기 보수 20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국공항에서 미등기임원으로 14억50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등기임원은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현안에 대해 의사결정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임원과 달리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등기임원이 등기임원보다 평균 보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대우와 책임이 불일치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