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신신제약 대표의 '한숨' vs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의 '안도'

제약업계 오너 2·3세 경영무대 첫해...당기순이익, 신신제약 21,7%↓ 현대약품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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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올해 초 오너 2·3세를 대표로 선임하면서 제약업계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던 신신제약과 현대약품이 실적 부문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너2세 이병기 대표를 앞세운 신신제약은 순익이 급감했고, 오너3세 이상준 대표가 이끄는 현대약품은 순이익을 늘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신제약과 현대약품은 각각 올해 1월과 2월 오너 2·3세인 이병기 사장과 이상준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영전면에 나선 두 CEO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오너가 경영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신신파스로 잘 알려진 신신제약은 지난 1월  이병기 대표의 취임으로 본격적인 오너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 대표는 신신제약은 창립자인 이영수 신신제약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으로 1957년(만 61세)생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올해 2월까지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활동해 왔다.

신신제약은 제약업계 대표적인 사위경영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이병기 대표는 올해 초 CEO로 취임하기 전까지 등기임원으로 등재는 되어 있었으나 직위는 자문역에 그쳤다. 대신 이 회장의 사위인 김한기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인 전권을 행사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병기 대표의 선임으로 이영수·김한기·이병기 3명의 각자대표 체제가 구축됐고, 이영수 회장이 1927년생으로 올해 91세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승계 작업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있다. 때문에 이 대표 취임 첫해, 신신제약의 실적 악화는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올해 3분기 기준 신신제약의 매출 규모는 488억 원으로 전년 동기(476억 원)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1.4%, 21.7% 줄어든 27억 원, 24억 원에 그쳤다. 

기업의 재무건정성을 의미하는 부채비율도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49.5%였던 신신제약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78.5%로 1년 사이 29%포인트나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일 경우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치가 증가한 것 자체가 타인 자본의 의존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태다.

특히 실적 악화로 신신제약 보유 지분율이 적은 이 대표의 기업 내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이 대표가 보유한 신신제약 주식 수는 총 55만670주로 지분율은 3.6%에 불과하다. 이 회장의 사위인 김 대표 지분율(12.6%)보다 9%포인트나 적은 수치다.

반면 오너3세 체제에 돌입한 현대약품은 이상준 대표 선임 이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약품의 매출 규모는 1010억 원으로 전년 동기(978억 원) 대비 3.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억이익은 31% 줄어든 14억 원에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은 5.9% 증가한 12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감소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약품의 부채비율은 45.2%로 전년 동기(55.8%) 대비 10.6%포인트 감소했다.

이 대표는 고 이규석 현대약품 창업주의 손자로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지분율 역시 4.98%로 이한구 회장(17.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편 두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신신제약이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7억 원가량으로 매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가량이었다. 반면 현대약품이 올해 3분기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신신제약보다 14배가량 많은 100억 원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신신제약보다 8.43%포인트 높은 9.93%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