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청초하고 연약해 보이는 풀꽃, 닭의장풀

정원, 도로변 등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꽃...'달개비'로도 불리는 한해살이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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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내내 푸른색의 예쁜 꽃을 피우면서도, 너무 흔해 잡초 취급받는 닭의장풀. 사진=조용경

[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사람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자생하는 풀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아마도닭의장풀아닌가 싶습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시골집의 정원이나 아파트 단지의 정원, 도로변 할 것 없이 초록색으로 뻗은 덩굴에 푸른색 나비같이 생긴 작은 닭의장풀들이 다닥다닥 피어 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생긴 모양이 닭의 벼슬을 닮았다 하여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달개비라고도 하고 중국에서는압척초’(鴨跖草, 오리발바닥풀)라고 부릅니다.

닭의장풀은 외떡잎식물이며, 닭의장풀 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번식력이 대단히 왕성합니다.

그래서인지, 한여름 내내 푸른색의 예쁜 꽃을 피우면서도, 꽃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귀찮은 잡초 취급을 받기 십상입니다.

닭의장풀은 씨앗으로 번식을 하지만, 싹이 트고 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옆으로 기면서 마디를 형성하고 마디마다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줄기를 올립니다.

줄기는 15~50cm까지 자라며, 잎은 바소꼴(피뢰침형)로 어긋나는데, 뒷면은 진한 녹색입니다.

꽃은 7~9월에 푸른색으로 피는데, 연약하고 반투명에 가까운 3장의 꽃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위의 두 장은 크고 둥근 푸른색이며, 아래의 한장은 바소꼴로 흰색입니다.

청초한 꽃을 피워내는 닭의장풀은 다시 하루만에 시든다. 그래서 꽃말이 '순간의 즐거움'이다. 사진=조용경

암술은 하나고, 수술은 6 개인데, 위의 짧은 3개는 꽃가루가 없는 헛수술이고, 아래의 길게 뻗은 3개는 진짜 수술입니다.

꽃에는 향과 꿀은 없고, 대신 벌들에게 노란 꽃가루를 선사합니다.

닭의장풀의 꽃말은 순간의 즐거움입니다. 청초하고 연약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꽃이 예쁘게 피었다가 하루만에 시들어 버리는 아쉬움을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닐까요?

많아서 잡초 대우를 받지만, 어린 순은 삶아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항균, 항염, 진통 등의 약리작용이 뛰어나며, 간염치료나 당뇨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앞으로는 귀한 약초 대우를 받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잡초라고 걷어차지 마시고, 살짝 허리를 굽혀서 생김새를 한 번 들여다 보세요. 틀림없이 참 귀여운 꽃이라는 느낌이 들 테니까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