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꿀로 가득한, 자잘한 자주색 꽃들의 집합 '꿀풀'

꽃 피고 열매 맺은 다음 바로 말라 죽는다 하여 '하고초'라고도 불려…꿀풀과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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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풀은 여름이 되면 햇살이 잘 드는 산과 들 곳곳에서 피어난다. 사진=조용경

모든 꽃들은 꿀샘을 갖고 있습니다. 꿀샘에서는 나오는 꿀을 미끼로 벌과 나비를 유혹해 꽃가루받이를 하지요.

그런데 꽃이름이 '꿀풀'이라는 꽃이 있습니다. 도대체 꿀이 얼마나 많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여름은 꿀풀의 계절입니다. 전국 곳곳의 산과 들, 햇살이 잘 드는 곳에는 어김없이 긴 줄기 끝에 달린 솔방울, 혹은 다락방처럼 생긴 구조 속에 조그만 자주색 꽃들이 밀집해서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꿀풀은 줄기 끝에 원통 모양의 수상꽃차례로 피어난다. 사진=조용경

꿀풀은 쌍떡잎식물로서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늦은 봄이 되면 땅속에서 겨울을 지낸 뿌리줄기에서 붉은색이 돌고 흰털이 많은 줄기가 20~50cm까지 자랍니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잎자루가 있습니다. 긴 타원형 모양의 바소꼴로 길이가 2~5cm이고 가장자리는 대체로 밋밋한 편입니다.

꽃은 7~8월 들어 자주색 혹은 분홍색으로 피는데, 긴 줄기 끝에 3~8cm 크기의 원기둥 모양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빽빽하게 핍니다.

꽃받침은 뾰족하게 다섯 갈래로 갈라집니다. 화관은 입술 모양으로 생겼는데 윗입술꽃잎은 곧게 서고, 아랫입술꽃잎은 세 갈래로 갈라집니다. 수술은 4개인데, 그 중 2개는 길이가 깁니다.

꿀풀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다음에는 바로 말라 죽는다 하여 '하고초(夏枯草)'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꿀풀'의 한살이를 김승기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꿀이란 것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것도 아니잖느냐… / 다시 찾아올 약속 없는 벌나비에게 / 그나마 그것마저도 몽땅 내어주고는 / 남들 웃으며 보내는 푸르디 푸른 짧은 한철도 / 다 살아내지 못하고 / 바짝 온 몸이 말라버려야만 하느냐"

꿀풀꽃을 따서 혀끝에 놓고 빨면 달콤한 꿀물이 입속 가득히 퍼져간다. 사진=조용경

꿀풀의 꽃말을 '추억'입니다. 

그런 꽃말을 붙여 준 사람은 아마도 어린 시절, 꽃잎을 혀끝에 놓고 빨면 달콤한 꿀물이 입속에 가득 퍼지던 추억을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꿀풀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5대 항암약초의 하나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경남 함양에는 '하고초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매년 7월 초가 되면 마을이 보라빛 꿀풀로 뒤덮여 '하고초축제'를 했으며, 품질 좋은 '하고초꿀'을 따로 판매할 정도였다는데, 요즘은 기후변화 때문인지 꽃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네요.

참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