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하얀 꽃 무더기, '까치수염'

우리나라 전역 습기 많은 반그늘에 많아…번식력 강해 금세 한 지역 점령해버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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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은 번식력이 강해서 산지나 들판의 습기가 적당히 있는 곳에서 무더기로 핀다. 사진=조용경

여름이 무르익어 갈 무렵 산이나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서 훌쩍 큰 키에, 코끼리 코처럼 휘어진 하얀 꽃 무더기가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까치수염'이라는 꽃입니다. 쌍떡잎 식물로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까치수염은 땅 속 줄기가 옆으로 퍼지면서 번식을 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여러 개체가 무리를 지어서 피는 경향을 보입니다. 땅 속 줄기에서 돋아난 줄기는 붉은 빛이 감도는 원기둥 모양이고, 키는 50~100cm까지 자랍니다.

까치수염은 꽃줄기가 까치등에 있는 수염모양의 하얀 깃철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사진=조용경

잎은 어긋나기로 나며, 길이 6~10cm, 너비 8~15mm로 방패모양의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고 밋밋한 모양입니다.

꽃은 6~7월에 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로 달리는데, 별 모양의 아주 작고 하얀 꽃들이 아래쪽에서부터 촘촘하게 피어 올라갑니다. 먼저 핀 꽃들은 지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꽃대가 한 쪽으로 구부러지면서 그 모양 때문에 '까치수염'이라고 불리지만, 지역에 따라 '개꼬리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학자의 눈에 까치의 목 부분에서 동쪽으로 나있는 수염 모양의 하얀 깃털을 닮았다는 이유로 '까치수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까치수염의 꽃말은 '잠든 별', 혹은 '동심'이다. 작은 꽃들이 아기별들을 닮아서일까. 사진=조용경

까치수염의 꽃말은 '잠든 별 '혹은 '동심'이라고 합니다.

꽃뭉치에 다닥다닥 붙은 하얀 꽃들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아가별들이 머리를 맞대고 잠든 모습처럼 보였던 모양이죠?

'까치수염'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습기가 많은 반그늘을 선호합니다.

번식력이 대단히 강해서, 조건이 맞으면 땅속줄기가 마구 뻗어나가서 금세 한 지역을 점령해버리기도 합니다.

봄에 어린 순을 식용으로 먹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전체를 진주채(珍珠菜)라고 부리며 혈액순환을 돕고 이뇨 작용이 있어 생리불순이나 요도염, 부종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자세히 뜯어 보면 은근히 예쁜 꽃이 바로 '까치수염'이지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