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이른 봄 화사하게 피어나는 '흰씀바귀'

어린잎이나 뿌리를 김치를 담거나 무쳐서 먹는 봄나물…산자락이나 밭둑 등 어디에서나 피는 '순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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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씀바귀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 다양하게 분포한다. 사진=조용경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학유(鄭學游)가 쓴 가사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이월령(二月令) 중에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가사에 등장하는 그대로, 씀바귀는 이른 봄에 돋아나는 봄나물의 하나입니다. 

아마도 씀바귀를 모르는 분은 별로 없겠지요. 고들빼기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어린잎이나 뿌리로 김치를 담거나 무쳐서 먹는 봄나물인데, 독특한 쓴 향기가 나른한 봄날, 입맛을 돋우는 식물이지요. 

산이나 들판의 풀밭에서 자라는 이 씀바귀 가운데 예쁘고 귀여운 하얀색의 꽃이 피는 종이 있답니다. 바로 '흰씀바귀' 입니다. 

흰씀바귀는 쌍떡잎식물로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흰씀바귀의 꽃말은 순박함이다. 사진=조용경


3월이 되면 땅속에서 겨울을 지낸 굵고 긴 뿌리에서 뿌리줄기가 나오는데, 이 줄기는 곧게 서며 자르면 쓴맛이 나는 하얀 즙이 나옵니다. 높이는 30~60cm에 달합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은 좁아집니다.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2~3장으로 밑부분이 줄기를 감싸는 모양입니다. 

줄기는 윗부분에서 여러 가지로 갈라지며, 5~6월에 걸쳐 지름 15mm 내외의 하얀 꽃이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립니다.  총포(總苞, 꽃을 싸고 있는 비늘 모양의 조각)는 길이가 7∼9mm,  폭은 1∼3mm 인데, 바깥 조각은 5∼6개로 달걀 모양이며 안 조각은 긴 타원 모양으로 8개입니다.

꽃술은 검은색을 띱니다.

씀바귀에는 노란색 꽃이 피는 '씀바귀'도 있습니다. 꽃의 색을 제외하면 두 가지는 매우 비슷합니다.

흰씀바귀는 이른 봄에 뿌리와 잎, 줄기를 식용하며 김치를 담가먹으면 별미다. 사진=조용경


이 씀바귀의 꽃말은 '순박함'입니다. 산자락이든, 밭둑이든 가리지 않고 화사하게 피었다 지는 모습이 순박한 시골 처녀를 연상시킵니다.

씀바귀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한 들풀로 존재해 왔습니다. 봄에 어린싹과 뿌리를 함께 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합니다.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가, 하루 이틀 찬물에 우려서 조리를 해서 먹으면 별미입니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있어 약재로도 사용합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