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자회사형 GA 7월 출범…몸집 더 커질까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건전성 파란불…자회사형 GA설립 통해 수익성 극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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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자회사형 GA도 7월 출범한다. 생명보험사들이 앞서 설립한 자회사형 GA의 순이익이 개선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흥국생명의 몸집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견조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낮을수록 자본적정성이 취약하다고 평가한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으면 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올 1분기는 지난 1월 도입된 킥스방식으로 수치가 공시되진 않았다. 지난해엔 RBC비율로 157.8%를 기록했다. 킥스비율을 적용하면 흥국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급여력제도 변화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경과 조치를 도입했고, 이 회사는 유예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최대 10년간 킥스 도입을 유예할 수 있게 됐다. 

비율이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좋은 부실자산비율은 올 1분기 0.17%로 집계됐다. 국내 생보사 15개의 지난해 말 부실자산비율 평균은 0.14%를 기록했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과 유동성비율은 전년 동기(760억 원, 90%) 대비 각각 38.7%, 323%p 상승해 1054억 원, 413%다. 유동성비율은 보험계약자의 보험금 및 제지급금 청구에 대한 보험회사의 지급능력을 판단하는데 이용되는 지표로, 통상 100%를 기준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유동성이 좋은 것으로 판단한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재무지표들이 안전하다고 나타내고 있으니, 세간에 들려오는 자본건전성에 대한 의혹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포기 사태 영향이 잠잠해지고, 유동성 비율이 개선되자 금감원에 GA인가를 지난 1월 신청했고 승인받았다.

흥국생명은 노조와 협의 등을 거져 오는 7월 자회사형 GA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인 GA는 본사에 있는 설계사 조직을 떼어내 판매만 전담하는 법인으로, 이를 제판(제조-판매)분리라고 칭한다. 

최근 사업성이 떨어지는 보험업계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GA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본사에 있는 설계사 조직은 특정 회사와의 계약으로 인해 해당 생보사 상품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회사 또한 제한적인 수익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면 설계사들은 해당 회사를 포함한 제휴한 다른 보험사들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기업 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앞서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생명보험사들은 순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한화과 미래에셋생명금융서비스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신한금융플러스과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적자 축소됐다. 독립 GA인 인카금융서비스와 에이플러스에셋은 각각 144.1%, 76.5%씩 증가해 83억 원, 30억 원을 기록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GA출범에 대해 "영업력 극대화라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GA설립은 사무직 고용 안정성에 위협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흥국생명 노조는 "흥국생명 지사들은 GA 소속으로 바뀌며 기존 연봉 70~80%을 받게 된다"며, "지방에서 본사로 올라오는 직원들로 인해 잉여 인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결국은 구조조정으로 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 된다"고 주장했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GA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최대 1년치 연봉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