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쉽지 않은 흑자전환

한계사업 매각, 친환경사업 확대 속도…주력사업 부진에 발목, 올해 영업손실 900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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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쉽지 않은 흑자전환

SKC가 업황 불황으로 좀처럼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화학과 저마진 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국발 공급 확대로 인해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C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5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209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동박과 화학 등 주요 사업의 영업이익이 모두 악화됐다.

SKC는 2017년 6월 탈정(脫井, 우물에서 벗어난다)을 선언하고 딥체인지를 추진해왔다. 2020년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매각했고. 2021년에는 모태사업인 필름사업부를 분할해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며 사업재편을 진행했다.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2020년 동박을 생산하는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면서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화학 사업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인 SK피아이씨글로벌을 설립하기도 했다.

2022년 3월 박원철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이차전지 등 ESG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사업구조 확립을 꾀하고 있다.

SKC,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쉽지 않은 흑자전환박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OCI, SK㈜, GS에너지에 몸담았으며, SK그룹에 복귀한 뒤 동남아 투자법인 대표,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지원팀 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발굴을 맡아온 신규사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SK그룹의 베트남 마산그룹 및 빈그룹 투자, 일본의 친환경 소재 기업 TBM 투자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2022년 5월 중간지주사로 전환됐다. 현재 SK그룹의 친환경 및 미래 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로는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 SK엔펄스,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 화학사업 투자사 SK피아이씨글로벌 등이 있다.

SKC의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박 대표의 역할도 이전보다 확대됐다. 동박사업 확장을 포함한 사업 재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야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KC는 지난 7월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2025년 7조9000억 원, 2027년 11조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2027년 이차전지 매출 7조, 반도체 소재 매출 3조, 친환경 소재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기존 사업 중 필름, 화학, 저마진 사업을 매각하고, 동박, 글라스기판, 생분해소재 등 주력사업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소재사업을 하는 SK엔펄스가 중국에서 운영하던 웨트케미칼 사업을 현지 기업에 매각했고, 자회사 SK피코어의 지분 전량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PE에 매각했다.

또 실리콘음극재, 반도체소재 등 신사업은 사업검증을 통해 양산투자를 진행한다. 

이달에는 반도체 솔루션 기업 ISC를 인수했다. ISC는 반도체 칩세트의 전기적 특성 검사에 사용하는 테스트용 소켓을 주력 제품이다. 또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기업 넥세온, 미국 스마트 윈도 기술기업 할리오, 미국 반도체 패키징 스타트업 칩플렛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 같은 사업재편을 통해 SKC의 주요 사업부문은 화학, 반도체 소재,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처럼 강도 높은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존 한계 사업을 정리한 가운데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화학사업이 원가부담 상승 등으로 인해 상반기에만 15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도체 소재 사업 역시 중국발 저가 제품으로 인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상반기 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전년 상반기(112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하반기에 들어서도 실적 부진이 이어져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컨센서스를 종합한 결과, 올해 약 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