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목련꽃 그늘 아래서

"지나온 세월과 앞으로 함께할 시간을 한 줄기 영롱한 우정으로 꿰어 완성한 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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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책] 목련꽃 그늘 아래서
박목월의 시 ‘목련꽃 그늘 아래서’에 “빛나는 꿈의 계절”,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1번지 보성고의 빨간 벽돌 건물 앞에는 큰 목련나무가 있었다. 해마다 봄이면 그 목련이 꽃등인 양 교실을 환하게 비추었다. 서울 보성고 60회 동기회가 문집 '목련꽃 그늘 아래서'를 발간했다. 1967년 보성고에 입학해, 1970년에 졸업한 동기생들이 삶을 돌아보고 시대상을 증언한 기록이다. 도시설계전문가인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88서울 올림픽 경기장 조성 경위를 상술했고,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장인 서경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정리했다. 발간위원장인 임철순 전 한국일보 주필은 "1년간의 작업 끝에 100편 가까운 글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문집 제목은 보성고 교화인 '목련'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보성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들이 인생의 4월인 그 10대 시절에 처음 만나고 우정을 쌓은 것을 ‘목련꽃 그늘 아래서’로 상징한 이유다. 이 문집은 지나온 세월과, 앞으로 함께할 시간을 한 줄기 영롱한 우정으로 꿰어 완성한 책이다. 50여 년 각자의 긴 여정을 마치고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연어들처럼 삶의 마지막 길목에 다들 모여, 그동안 그들이 가슴속에만 담고 있었던 지난날의 성취와 좌절, 기쁨과 아쉬움의 기억, 그리고 삶의 소회를 글로 남겨보기로 하여 엮인 책이다. 여러 사람의 자서전적 에세이다다.

그들이 걸어온 지난 50여 년은 대한민국의 근대화, 산업화와 시기를 같이 하고 있다. 동기회장 이도윤씨는 “그 시대를 살아온 이야기를 남김으로써 삶의 경험과 애환을 후세대와 공유하고, 특히 각 개인들로서는 자녀를 비롯한 가족들과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과 대화가 지향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글”이라고 밝혔다. 

오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