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늦은 롯데케미칼, 이훈기 사장 어깨 무겁다

여전히 기초소재가 매출 69% 차지, 올해도 1200억 이상 적자 전망…새 대표 체제서 신사업 강화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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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사업재편 속도 늦은 롯데케미칼, 이훈기 사장 어깨 무겁다

롯데그룹 계열사 인사에서 화학군 총괄대표가 교체됐다. 김교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겸 롯데헬스케어 대표(사장)가 화학군 총괄대표로 부임했다.

롯데케미칼은 미래 먹거리 중심으로 사업부문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고부가 품목과 친환경 부문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외에는 신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훈기 사장 체제에서 신사업에 초점을 둔 행보가 예상된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81억 원을 달성, 6분기 만에 적자를 벗어났다.

석유화학산업은 업황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된다. 최근에도 중국 중심으로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가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가라앉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석유화학업계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고부가 스페셜티와 그린 사업 비중 확대를 주 내용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기초소재사업 비중이 커 시황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 1~3분기 기초소재사업 매출 비중은 68.7%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화학BU장 체제에서 배터리소재 등 고부가 제품 확대로 수익성 확대를 꾀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올해 초 동박 제조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올해 전기자동차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제품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부진을 겪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수 자금으로 2조7000억 원을 투입, 재무건전성도 취약해졌다.

[취재] 사업재편 속도 늦은 롯데케미칼, 이훈기 사장 어깨 무겁다
이 가운데 최근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교현 대표가 용퇴하고 후임으로 이훈기 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친환경 매출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 연구소 가공연구실에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그룹 내에서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매출 목표 50조 원 중 30조 원(60%)을 고부가 스페셜티와 그린 사업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은 18조 원, 그린 사업은 수소 에너지 5조 원, 전지소재 5조 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2조 원 등 12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8년까지 하이엔드 동박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세웠다. 포장소재기업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사업을 맡는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연산 8만4000톤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 불황으로 4분기에 다시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4분기 46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손실은 12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