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홍원학·이승호 2인 사장단 체제를 꾸렸다. 이 사장은 디지털·자산운용 부문 경력을 가진 금융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삼성생명은 올해 투자손익을 바탕으로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승진을 통해 추가적인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생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조4852억 원, 2조33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4481억 원, 2조1659억 원) 대비 1.5%, 3.1% 증가했다.
보험손익이 부진했음에도 투자손익을 늘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예실차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 보험손익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누적 예실차는 -1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에는 810억 원의 예실차가 발생했었다. 예실차는 예상 지급 보험금과 실제 지급 보험금의 차이로, 예실차에서 손실이 났다는 것은 예상보다 많은 보험금이 지급됐다는 의미다.
생보업계는 올해 전체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의료 파업 종료 이후 병원 진료가 증가하면서 보험급 청구가 늘었고, 영업일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역시 손해율이 전년 대비 4.8%p 상승해 83.0%로 집계됐다.
이에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1조106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866억 원) 대비 6.7%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손익은 총 1조3783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2615억 원) 대비 9.3% 증가했다. 보험보다 많은 손익을 냈다. 페럼타워 매각 등 일회성 처분 이익과 유가증권 처분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홍원학 대표는 취임 이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자산운용을 택하며 관련 이익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우리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은 자산운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인 자산·부채관리(ALM)를 바탕으로 수익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선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운용 자산 현황을 보면 채권이 51.9%로 가장 많았다.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을 통해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 주식과 대출, 수익증권 등이 22.7%, 12.5%, 10.7%씩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디지털, 자산운용 등의 이력을 보유한 이승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자산운용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영학과 학·석사를 졸업했다. 1995년 삼성증권 주식팀에 입사했으며, 경영지원실장 전무, 디지털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21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2년부터는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을 맡고 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홍원학·이승호 2인 사장단 체제를 꾸리게 됐다. 전영묵·박종문 전 사장 체제가 해체된 지 2년 만의 2인 사장단 체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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