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가 오너 경영 체제로 재편했다. 전기차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을 딛고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오너가 직접 전략 실행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엘앤에프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허제홍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LG그룹 공동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을 뿌리로 하는 ‘범GS’ 가문의 4세 경영인이다. 허만정 회장의 차남인 고 허학구 회장이 1968년 정화금속을 창업했으며, 2000년 아들인 고 허전수 회장이 가업을 승계하며 사명을 새로닉스로 변경하며 자회사 엘앤에프를 설립했다. 엘앤에프는 설립 초기 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제조를 주력으로 삼았으며, 당시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의 핵심 협력사로 성장했다.
허제홍 대표는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와 미국 USC에서 화학공학 석사를 거쳐 LG필립스LCD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엘앤에프 대표이사를 지내며 회사의 급성장 기반을 다졌으며, 2021년 이후에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장기 전략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총괄해왔다.
엘앤에프의 실적 흐름은 가파른 변곡점을 지나왔다. 2018년 매출 5057억 원, 영업이익 270억 원을 기록했으나, 2019년 매출이 3133억 원으로 줄고 7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성장 정체를 겪었다. 이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2021년 매출 9708억 원, 영업이익 443억 원, 2022년에는 매출 3조8873억 원, 영업이익 2663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2023년부터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재고평가손실이 겹치며 실적은 다시 악화됐다. 2023년 매출은 4조6441억 원으로 늘었지만 22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매출이 1조9075억 원으로 급감하며 영업손실이 5587억 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2025년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엘앤에프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 22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이니켈 제품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출하량을 기록하고, 유럽향 미드니켈 제품 출하가 전 분기 대비 76% 급증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2월 말, 북미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과 관련해 계약금액이 기존(2023년) 3조8347억 원에서 973만 원 수준으로 감액됐다고 정정 공시했다. 이는 테슬라향 사이버트럭 4680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계약으로, 계약 규모가 대폭 조정됐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일정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주력 제품인 NCMA95 하이니켈 양극재의 고객사 공급과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업체향 출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 체제의 엘앤에프는 2026년을 실적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주력인 NCMA95급 하이니켈 양극재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저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한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신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3분기 흑자 전환으로 마련된 단기적인 실적 반등의 발판을 중장기적인 성장 궤도로 연결하는 것이 허 대표 복귀 이후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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