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EV 부진 속 ESS로 숨 고르기…로봇·전고체로 반등 모색

북미 ESS 20GWh 수주 목표·하반기 ESS 매출 가시화…휴머노이드 배터리 수요 2040년 138GWh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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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SK온, EV 부진 속 ESS로 숨 고르기…로봇·전고체로 반등 모색
SK온이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로봇 등 신수요 대응으로 실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배터리 사업(연결 내부거래 제거 기준)의 2025년 영업손실은 9319억 원으로 전년(-1조1270억 원) 대비 감소했다.

SK온은 2021년 10월 물적분할 설립된 이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 판매가 늘었지만,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영업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426만 대로  전년 대비 34.9% 증가한 반면, 북미 전기차 인도량은 174만 대로 5.0% 감소했다.

SK온은 단기 실적 개선의 돌파구로 ESS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올해 북미 중심으로 ESS 20GWh 수주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국 플랫아이언과 2026년부터 4년간 최대 7.2GWh ESS용 LFP 배터리공급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SK온 관계자는 “ESS는 LFP만 추진하고 있으며, 플랫아이언 건 중 선제적으로 수주한 1GWh는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이 시작되면 매출 인식이 시작될 것”이라며, “우선협상권 물량(6.2GWh) 등에 따라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에 대응해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전용 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 충남 서산공장 라인 전환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3GWh 수준의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SK온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수요 지형을 바꿀 로봇과 휴머노이드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물류주차 로봇(AGV), 다목적 무인 차량, 선박용 ESS, 전기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수 업체와 협업 논의중이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대위아의 물류·주차 로봇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며 로봇용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현대위아의 2025년 기준 로봇 관련 매출은 2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분야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상용화를 이끌 핵심 시장으로 거론된다. SNE 리서치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보급 대수가 2025년 2만3000대에서 2040년 533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배터리 수요도 2040년 약 138.3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초기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NCM과 LFP가 주류를 이루지만, 2030년 이후 반고체 배터리를 거쳐 전고체 배터리가 빠르게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휴머노이드는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 투입될 경우 기존 삼원계 배터리로는 가동 시간이 2시간 수준에 불과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그간 비싼 가격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으나,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 고부가 시장을 확보하며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SK온은 2029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공장에 투입하고, 테슬라가 '옵티머스' 양산을 준비하는 등 로봇 산업 성장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SK온의 배터리 로드맵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