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한 지붕 두 금융의 골육상쟁?

뱅크는 ‘캐피털·보험·펀드’ 확장, 페이는 ‘증권·손보·결제’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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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한 지붕 두 금융의 금융전쟁”

카카오 금융제국의 양대 축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점점 더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해 가고 있다. 카카오 그룹 내에서 당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양사는 대출·투자·보험·자산관리·플랫폼 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결제까지 서로의 영역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간의 경쟁은 결국 종합금융 플랫폼 패권 경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증권·보험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는 동안 카카오뱅크는 캐피탈사 인수합병(M&A), 펀드 판매, 방카슈랑스(은행 보험판매), 퇴직연금 등으로 비은행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카카오톡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양사는 ‘슈퍼 금융앱’을 꿈꾸는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과 결제 플랫폼의 역할이 분명히 구분됐지만, 지금은 데이터와 AI 의 시대가 열리면서 양자의 경계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앞으로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이뤄지는 ‘프레너미(Frenemy)’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은행 넘어 ‘플랫폼 금융회사’로 진화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사실상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좌 개설부터 대출, 체크카드 발급까지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 구현하며 기존 은행권 판도까지 흔들었다.

최근에는 은행을 넘어 ‘플랫폼 금융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87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부 지방금융지주 실적을 웃도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해 시장은 단순 이자수익보다 비이자사업 확대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비은행 영역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캐피탈사 인수 추진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중소형 캐피탈사의 M&A 완료를 목표로 기업금융·리스·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캐피탈사를 확보하면 기업대출과 오토금융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조달 비용 절감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여기에 펀드 판매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펀드 판매 시장에 진출, 판매 잔고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방카슈랑스 사업 인력 채용에도 착수하며 보험 판매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퇴직연금 사업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AI와 스테이블코인 분야에도 공격적인 모습이다.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카카오·카카오페이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발행·결제·보관 사업까지 염두에 둔 구상이다.

다만 고민도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기존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투자·비은행 사업 확대가 카카오뱅크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페이, 결제 넘어 증권·보험·AI까지 확장
반면 카카오페이는 결제와 송금에서 출발해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카카오톡 송금 문화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카카오페이는 현재 결제·투자·보험·대출중개·자산관리까지 사업을 넓혔다.

최근에는 AI 기반 차세대 결제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2026 페이톡(Pay Talk)’ 행사에서 “카톡을 하다가 AI가 알아서 결제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톡 대화창 안에서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완료하는 ‘에이전틱 AI’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의 강점은 압도적인 결제 데이터와 사용자 규모다. 월간 결제 이용자는 약 2000만명에 달하고, 전국 65만개 가맹점과 300만개 결제처를 확보했다. 국내 주요 브랜드 대부분이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한 상태다.

특히 오프라인 큐알(QR)결제 확대 전략이 눈에 띈다. 삼성페이·제로페이 등과 연계해 범용성을 높였고, QR 주문·결제 시스템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2027년까지 오프라인 결제 이용자 1000만명 확보가 목표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업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강화에 나섰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디지털 보험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대출중개 역시 개인신용대출을 넘어 주택담보대출·개인사업자대출 영역으로 확대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은행 라이선스 없이 ‘금융 슈퍼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본다.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개인화 금융 추천과 광고·마케팅·AI 결제 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같은 카카오인데”… 겹치는 사업영역 확대
문제는 양사의 사업 영역이 갈수록 겹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투자·보험·비은행 여신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투자·보험·대출중개를 넘어 AI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종합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셈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신용평가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경쟁에도 뛰어들고 있다. 대출 비교 서비스와 투자 플랫폼 역시 핵심 경쟁 영역이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비이자수익 경쟁’을 주목한다. 전통적인 은행 수익 모델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양사 모두 플랫폼 수수료·광고·투자·데이터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수익 비중을 키우기 위해 금융상품 중개와 투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마케팅·AI 추천 사업을 확대 중이다.

“동반 성장” vs “한 지붕 내전”
양사는 공식적으로는 협력 관계를 강조한다. 카카오페이 자산관리 서비스 안에서 카카오뱅크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데이터 교류를 통한 신용평가 고도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금융권 시각은 다소 다르다. 상장 이후 양사가 각각 독립된 기업가치와 주주 이해관계를 갖게 되면서 사실상 경쟁 구도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주주 구성도 다르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 계열이 주요 주주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국민은행·텐센트 등 다양한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은행 중심 플랫폼’과 ‘결제 중심 플랫폼’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본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라이선스와 신뢰 기반이 강점이고, 카카오페이는 데이터·결제·AI 활용 능력이 우위라는 것이다.

금융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향후 별도의 상장기업으로서 업권 내 경쟁 관계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금융 플랫폼 시대가 되면서, 양사는 협력도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결국 두 회사의 승부가 “누가 더 강력한 생활밀착형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 위에서 시작된 ‘한 지붕 두 금융’의 경쟁이 국내 금융산업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