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꼬여가는 승계 작업

운송 '흐림' 차부품 '맑음', 지분 승계와 반대로가는 업황 전망 '부담'...그룹 내부거래 축소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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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가치는 29일 종가 기준(자료=전자공시시스템)

[데이터뉴스=박기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기업 승계작업이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 현대차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늘려야하는데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장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내부자거래비중이 크게 축소된데다, 운송산업의 악재와 자동차 부품 산업의 호재를 전망하는 내년 경기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기업가치 측면에서 현대글로비스는 하락을, 현대모비스는 상승하는 구조여서, 정 부회장은 승계를 위한 필수요소로 꼽히는 현대모비스 지분확보에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 3세 승계작업은 현재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시급한 사안은 아니나, 순환출자 해소 법안추진 삼성·SK·현대중공업의 개편 정치권 및 법규 등 외부적인 환경 변화 정몽구 회장의 고령 등을 이유로 점차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4.1%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내부지분율은 53.4%, 계열사 등의 지분율은 48.0% 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정 부회장의 현재 현대 그룹 내 지분은 현대차 2.28% 기아차 1.74% , 현대글로비스 23.3%, 이노션 2% 등이다. 비상장 기업으로는 서림개발 100%, 현대엔지니어랑 11.7%, 현대오토에버 1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현대차그룹의 실질적 지배 구도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낮아 승계 작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출처=대신경제연구소)

그나마 승계에 도움이 될만한 사실은 정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의 내부거래비율(현대글로비스 22.0%, 이노션 50.0%, 현대위아 56.6%)이 상대적으로 높고 (국내 30대 그룹의 평균 내부거래비율은 8.1%수준) 고배당 성향을 보여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삼성과 다르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표면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현실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명확한 명분이 있는 순환출자 해소(기아차-모비스),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모비스 지분)라는 2가지 명제를 해결하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변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이 예상한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다음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하는 모비스 홀딩스(지주사) 지분 16.9%(12000억원)를 취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핵심 순환출자(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투자회사 현대차) 구조를 해소하고 정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12000억원 수준으로 한정할 수 있다. 이어 모비스 홀딩스가 기아차가 보유하는 모비스 사업회사 지분 16.9%(2.9조원)을 매입하면 오너-모비스홀딩스-모비스 사업회사의 지배구조는 탄탄해진다.

이와 관련, 대신경제연구원은 주력 상장기업(현대차, 기아차 등)을 각각 인적분할(투자+사업부문) 후 각 사 투자부문(합병)과 지배주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or 분할 후)와의 합병 등 일련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한다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시나리오에서 현대모비스가 빠질 수 없는 것은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상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지분 5.17%로 기업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승계 과정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주식 가치가 최대한 내려가고 현대글로비스 등 보유 회사의 주식 가치가 최대한 올라가는 것이 승계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경영전망에서 운송 산업의 악재와 자동차 부품 산업의 호재를 점쳤다. 정 부회장이 23.3%의 지분을 보유한 운송회사인 현대글로비스와 지분을 늘려야하는 부품사 현대모비스의 주식가치가 정반대로 대립하는 것이다.

특히 과거 내부거래비율이 80%에 달했던 현대글로비스의 내부 거래 의존율이 50% 수준으로 떨어져 이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내부거래의 증가가 승계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소 12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는 승계 비용에 대해 문제점도 지적된다. 정 부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2조원이 넘지만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핵심 회사기 때문에 매도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이 확보한 현금 알려진 것은 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한 7427억원과 이노션 지분 매각을 통한 3952 억원 확보 등 12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중 5000억원을 현대중공업로부터 기아차 주식을 매입해 7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보유중인 비상장 기업 지분을 IPO를 통해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주식을 정 회장으로부터 상속·증여 받는 것으로 승계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 회장이 건재한 만큼 이번 순환출자구조 해소에서 얼마나 승계작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pgyshine@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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