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금융공기업 인사, 탄핵정국에 오리무중

임명권자 대통령 공백, 황교안 권한대행 인사가능성 낮아...권 행장 임기 2주후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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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심판을 본격화한 가운데, 수개월에 이르는 대통령의 국정공백이 금융공기업 CEO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당장 이달 27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 후임인선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향후 3개월 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금융공기업 CE0는 권선주 기업은행장(12월27일),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사장(1월13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3월5일) 등이다.

금융공기업 CEO직은 금융위원장이나 기획재정부의 재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심판이 진행되는 상태여서 인사역시 올스톱이 불가피하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으나,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시 고건 권한대행이 차관급 인사를 단행해 파장이 일었던 만큼 인사단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은 임기 만료를 2주가량 앞둔 권선주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하는 자리다. 신규 선임이 아닌 연임의 경우에도 대통령의 결정이 필요하다.

권 행장은 국내 최초의 여성 행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대통령의 여자’로 불리며 관심 세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권선주를 본받으라”고 언급할 만큼 신임을 얻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 3분기 기준 개별 누적 당기순이익을 전년동기(8155억 원)대비 2.2%(181억 원) 증가한 8336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눈에 띄는 행보로 한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역대 행장 가운데 연임사례가 없다는 점과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등 권 행장을 둘러싼 주변 상황이 급변하면서, 연임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권 행장이 후임자 없이 물러나게 될 경우 중소기업은행법 제25조2항에 따라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는 박춘홍 전무가 행장 대행을 맡게 된다. 그러나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박 전무 역시 내년 1월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만약 박 전무가 행장 대행을 맡고 있던 중에 임기가 끝나게 되면 중소기업은행법 제25조 3항에 따라 정관으로 정하는 순위에 따른 이사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행장 대행의 대행을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후임 인선도 안갯속이다. 기술보증기금 사장직 역시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임기 만료일인 3월 5일까지 약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박 대통령의 탄핵안 결과에 따라 후임 인사 선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편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기술(박원구 사장 10월14일 만료), 한전KPS(최외근 사장 11월8일), 한국무역보험공사(김영학 사장 12월11일) 등 총 24곳(12월 12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