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삼성 컨트롤타워...이재용 부회장 부재 현실화하나

산적 과제 해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 절실.."더 좋은 경영자.." 청문회 발언 현실성 고민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사진=연합뉴스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 '컨트롤 타워'가 불안하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자칫 그룹오너의 부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다.

삼성은 당장 18일 예정됐던 수요사장단 회의를 취소하고, 이 부회장의 영장 실질심사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 심사는 이날 오전 10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삼성 오너의 경영 부재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놓고 삼성은 물론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삼성의 고민은 지난해 말 이 부회장이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더 좋은 경영자 있으면 물러나겠다는 발언을 한 후부터 짙어졌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당시 발언에 대해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품
, 완제품, 금융 등 전 사업 영역을 전문성 있게 관할할 수 있고,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대상자가 나타나면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이 가능한 인물을 지칭한 셈이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이 같은 인사를 물색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삼성 관계자는 찾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지만, 찾는다 하더라도 객관성 결여를 문제 삼는 등 논란 소지가 다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반삼성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회사 측이 내세운 인사가 객관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그렇다고 무작정 외부 추천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조직문화, 직원 사기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공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종균 부회장이나 권오현 부회장 등 측근 인사 중 한명이 그룹을 이끌어 가는 것도
막후경영비난 목소리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두 사람 모두 삼성의 핵심 인사로, 이 부회장과 호흡을 같이해 왔다.

그렇다고 삼성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궁지에 몰리자 면피용 발언을 했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오너에 대한 비난 여론은 회사 입장에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삼성은 청문회 이후 내부에서 이 부회장 발언과 관련해 이런 저런 고민을 했지만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발언이 즉각 실행으로 이어진 것과 대조된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및 축소와 관련해 당장은 특검 조사로 어렵지만 추후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즉각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일은 결코 없다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법원에서 잘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구속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피의자심문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심문은 조의연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부장판사(사법연수원 24)가 맡는다.

한편 삼성은 삼성전자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 미전실 해체 및 축소, 미국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 인수 완료, 올해 27조 원 규모 사상 최대 시설투자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