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가 '끼리끼리' 혼맥…3명 중 1명 재벌가 후손이 짝

49.7%가 재계·관료·정계 등 힘 있는 집안과 결혼, 창업주에서 후대 갈수록 비중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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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재계 10대 가문 오너일가 3명 중 1명은 재벌가 후손과 혼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가끼리 혼맥을 맺은 비율이 30%를 넘었고, 정계와 관계 등을 포함한 이른바 사회지도층과의 혼인은 50%를 육박했다. 사회지도층 선호도는 창업주 세대에서 후대로 갈수록 더욱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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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가 삼성·현대·SK·LG·롯데·한화·한진·두산·효성·금호 등 10대 재벌 가문 오너 일가 중 결혼한 것으로 확인된 310명의 혼맥을 조사한 결과, 94(30.3%)이 재벌가문 후손과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료
46(14.8%), 정계 14(4.5%)을 포함할 경우 모두 154(49.7%)이 재계 및 관료, 정계 등 사회지도층 집안과 혼맥을 맺었다. 혼맥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일반인과 혼인은
50.3%를 차지했다

리더스네트워크는 이번 조사에서 재계
, 정계, 관계 인사를 제외한 기업임원 등 기업 종사자나 학계, 대지주를 포함한 재력가 등은 모두 일반으로 구분했다. 재계 10대 가문은 창업주를 기준으로 했으며 후대로 이어지며 파생된 그룹을 모두 포함했다. 범삼성에는 삼성을 비롯해 신세계, CJ, 한솔, 새한 등이 포함되는 식이다.

오너 일가 중 사회지도층과 맺어진 비중이 가장 높은 가문은 범한화다
. 결혼한 김 씨 일가 5(재계 2, 관료 3)은 모두 사회지도층 집안과 결혼했다. 재벌 가문과 결혼한 2명은 모두 대림그룹 사람과 맺어졌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숙부인 고 김종식 의원은 대림그룹 창업주의 동생 이신자 씨와 결혼했고, 김 회장의 사촌형 김요섭 씨의 아들은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의 막내딸 윤영 씨와 혼인했다. 한화 2세인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 회장, 김영혜 전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은 각각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 백범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전 건설부 장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등 관료·정계 집안과 혼맥을 맺었다.

범금호와 범효성은 결혼한 일가
17명 중 10(58.8%)이 사회지도층 집안과 결합했다.

특히 범금호 박 씨 일가
3세는 9명 중 6명이 재벌 가문과 혼맥을 이뤘다. 고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박재영 씨와 손자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범LG가 자손과 결혼했다. 각각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의 3녀 문정 씨,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지연 씨와 혼인했다.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임세령 등 범금호 3세 여성도 범삼성과 대우그룹, 일진그룹 등 재벌 가문과 짝을 이뤘다. 박 창업주의 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도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아들인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범금호 2세인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정구 전 회장, 박경애 씨는 재무부장관과 국회의원 집안과 결혼했다.

범효성은 고 조홍제 창업주가 대지주 집안과 결혼했지만
, 2~3세로 이어지면서 사돈 집안이 관료와 재계로 바뀌었다. 조석래 전 회장은 전 재무장관 송인상 자녀 광자 씨, 조현준 회장은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 미경 씨와 결혼했다. 조 전 회장의 동생인 조욱래 DSDL 회장은 김종대 농림부 장관 자녀 은주 씨와 맺어졌다. 조익래·조정숙 씨 등 범효성가 2세 역시 관료와 정계 집안과 짝을 이뤘다. 3세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3녀인 수연 씨와 결혼했다.

LG도 재계 혼맥 비중이 36.8%를 기록하며 사회지도층과 결합률이 57.9%로 높았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숙희 씨,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김선집 전 동양물산 회장 장녀 자경 씨와 짝을 맺었다. 구본무 LG 회장은 김태동 전 보건사회부장관의 딸과 결혼했다.

이어 범삼성
(48.4%), 범두산(48%), 범롯데(45.2%), 범한진(40%), 범현대(38.3%), SK(31.8%) 순이었으며, 이들은 사회지도층과 결합한 10대 재벌 가문 평균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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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재벌 가문 오너 일가가 재계 등 사회지도층 집안을 결혼상대로 선호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사업 영향력을 높이거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혼맥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재벌의 혼사는 사업의 한 영역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실제 재계
1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은 결별했지만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세령 씨와 결혼했을 당시 양가 모친들 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70~80년대 미원미풍으로 사활을 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세상에서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세 가지가 있는데 자식과 골프, 미원이라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생전 언사가 이를 방증한다.

현대가 고 정주영 명예회장 5남인 정몽헌 회장은 현영원 신양상선 회장의 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결혼하며 현대상선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재계 집안과 혼맥 비중은 범금호가
41.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범한화(40%), LG(36.8%), 범두산(36%), 범삼성(32.3%) 순이었다. 관료 혼맥 비중은 범한화가 60%였고, 범한진, 범효성, SK 등이 20% 이상이었다. 범효성과 범금호는 정계 혼맥 비중(11.8%)10% 이상으로 높았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창업주에서 후대로 갈수록 사회지도층과 맺어지는 비중이 높아진다
. 1세대는 17.2%에 그쳤으나 3세 이후는 50.8%로 절반이 넘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