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로봇과 인공지능(AI)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같은 키워드를 말하면서도 실제 사업 전개 방향과 수익화 경로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LG이노텍이 광학(카메라 모듈)과 모빌리티(전장) 기반의 '모듈·센싱 확장'에, 삼성전기는 MLCC(컴포넌트)와 FC-BGA 기판을 앞세운 '부품·AI 인프라'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 사진=LG이노텍
양사의 2025년 실적을 살펴보면 사업 구조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이 전체의 83.6%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의존도가 높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성장해 왔고, 최근에는 전장 및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으로 적용처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LG이노텍은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할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 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에는 조립과 같은 더 복잡한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 수요 확대가 광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S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대당 약 7개의 카메라 모듈 탑재가 예상돼, 중장기적으로 로봇향 비중 확대가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외에 LG이노텍은 라이다 등 자율주행, 전장 부품(모빌리티 8.5%)으로 축을 넓혀 사업 확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자율주행 부품 사업(센싱∙통신∙조명)에서만 5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도 나섰다.
반도체 기판(FC-BGA)에서도 후발주자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가 서버용 기판 시장에서 먼저 자리 잡은 것과 달리, LG이노텍은 PC용 중심의 공급에서 서버용 제품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서버용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서버용 FC-BGA 생산능력은 2027년 하반기 기존 대비 2배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수익성이 높은 컴포넌트(MLCC)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66.7%가 컴포넌트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컴포넌트 부문에서는 범용에 속하는 기존 IT향 MLCC 비중이 크지만, 최근에는 AI서버, 전장용 MLCC 등 고부가 제품이 성장축이다.
패키지기판 부문에서 삼성전기는 서버용 FC-BGA를 앞세워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AMD 등 기업들에 핵심 기판을 공급 중이며, 업계에서는 중장기 수요 가시성이 높아 2027년 상반기까지 생산 물량이 상당 부분 확보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기의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3조8142억 원)은 LG이노텍(18조3185억 원) 대비 5분의 1 수준이지만, 전장과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구축중인 멕시코 생산 거점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북미 완성차 향 전장 카메라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CES 2026에서 멕시코 공장에서 로봇용 카메라 모듈을 먼저 생산할 계획이며, 휴머노이드의 관절인 액추에이터에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