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규율할 ‘디지털자산 기본법’ 본격 논의 개시

이달 말 공청회 이어 정부안 제출 예정...‘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놓고 당정 조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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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규율할 ‘디지털자산 기본법’ 본격 논의 개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을 규율할 디지털자산 기본법 공청회가 이달 중 열리는 등 관련 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온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에 대해 당정 간 논의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따라 3년 가까이 표류해 온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이 급물살을 탈지 여부가 주목된다.

쟁점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이다. 금융위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은 원칙적으로 △대주주 보유 지분을 20%로 제한하되, △사업 모델의 혁신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에 한해 최대 34%까지 예외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34%는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거부권이 발동되는 지분율(1/3)을 참고해 설정됐다. 법 제정 후 1년의 유예를 두고 시행하되, 시행 이후에도 3년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대주주 지분 정리 시한은 4년가량 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도를 넘어선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일정 기간 내 처분하지 않을 경우 당국이 처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지분 자체를 강제로 줄이기보다 초과 지분의 의결권만 제한하는 완화된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국회에서 관련 법을 논의할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 등을 상대로 정부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안의 구체적인 제출 방식과 발의 주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 안팎에서는 연내 발의는 가능하더라도 본회의 통과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논의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선다. 정무위 소속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정부안 제출 여부와 무관하게 9월 말 기본법 공청회를 예정대로 열겠다고 하고 있다. 그는 “정부안을 기다리며 시간을 끄는 사이 미국과 일본이 앞서가고 있다”며, 이미 자신이 1년 6개월 전 발의한 대안이 있는 만큼 정부안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청와대 정책라인에 법안 방향이 보고된 이후,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물러나면서 논의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업계에서 나온다.

지분제한 도입 여부와 방식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네이버와 두나무다. 20조원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를 결합하는 딜이 지난해 11월 공시된 이후 9개월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 지분제한의 구체적 산정 기준이 이 거래의 성사 여부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주식교환 이후 지주사 격인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송치형 두나무 의장 19%대,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10%, 네이버 17% 안팎으로 나뉠 전망이다. 개별 주주 기준으로는 모두 20% 상한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거나 위임 의결권까지 포함한 실질 지배력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송의장과 김부회장의 공동 지분이나 네이버의 실질 의결권 비율이 규제 상한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다른 거래소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지주사인 빗썸홀딩스가 지분 73%가량을 보유한 빗썸은, 20% 상한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절반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대규모 제3자 배정 증자로 희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대부분을 인수한 코빗 역시 상한 적용 시 대규모 지분 조정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형성된 지배구조를 짧은 기간 안에 강제로 재편하도록 하면 경영권 분쟁이나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함께, 전통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소유분산 규제를 사업 구조가 다른 가상자산거래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분 대신 의결권만 제한하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대주주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거래소 구조상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거론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체계를 둘러싼 쟁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법인에 대해서는 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보유하도록 하는 이른바 ‘51%룰’이 유력하게 논의돼 왔다. 이 역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아울러 발행 인가와 준비자산 관리에 논의가 집중된 사이, 실제 유통 단계에서의 자금세탁 및 이상거래 감시·통제 체계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도 정무위 안팎에서 나온다.

금융위는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최대한 서둘러 정기국회 회기 내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의 안을 토대로 당정 통합안을 대표발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추석 연휴 전 정부안이 국회에 도착해, 당정 통합안 발의로 이어질지가 1차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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