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 전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가 금융기관 내부에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기업용 디지털자산 플랫폼 ‘트러스(TRUSS)’를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트러스는 금융사가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주요 기능을 통합한 온프레미스형 플랫폼이다. 암호화 키와 승인 정책, 거래 데이터 등을 외부가 아닌, 금융기관 내부망에 보관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플랫폼은 공통 통제 기능을 맡는 ‘코어 인프라’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과 ‘업무 확장’ 영역을 결합한 구조다. 각 영역을 표준 제품으로 구성하고 필요한 기능만 라이선스 방식으로 추가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디지털자산 사업을 추진할 때 플랫폼 전체를 다시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코어 인프라는 키 관리와 정책·승인 처리, 감사 기록, 관리자 기능, 블록체인 연동 등 디지털자산 업무에 공통으로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키 관리도 MPC(다자간 연산), HSM(하드웨어 보안장치) 연동 또는 두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 가운데 금융기관의 보안 정책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자산 운용 기능은 금융사가 직접 보유한 디지털자산을 관리하는 ‘시큐리티 볼트(Security Vault)’와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Custody)’으로 구성된다.
시큐리티 볼트는 금융사 보유 자산을 운영 시스템과 분리해 보관하고, 사전에 정한 다중 승인 절차를 통과해야 자산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수탁 기능은 고객이 맡긴 디지털자산의 보관과 관제를 지원하며, 거래 서명 참여 인원과 승인 임계값 등을 금융기관의 기존 결재 규정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능도 모듈 형태로 제공한다. 금융사가 자체 브랜드로 개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리테일 지갑’을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을 담당하는 ‘페이(Pay)’, 실물자산(RWA)과 토큰증권의 발행·운용을 지원하는 ‘토크나이제이션(Tokenization)’ 등이 포함된다.
금융기관별 환경에 맞춘 구축도 가능하다. ABC는 고객사의 인허가 상황과 기존 시스템 연계 범위, 활용하려는 블록체인 등을 고려해 적용 기능과 구축 범위를 결정하고, 사업 확대에 따라 지원 블록체인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전면 교체할 필요도 없다. 금융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계정계와 정보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유지하면서 표준 연동 모듈을 이용해 트러스와 연결할 수 있다. 금융권 시스템 구축과 계정계 연동, 프로젝트 관리는 ABC가 구축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ABC는 트러스에 기존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반영했다. 블록체인 데이터를 수집·정리하는 인덱서와 모니터링 체계뿐 아니라 승인 정책과 장애 대응 기준도 함께 제공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접속하는 노드는 ABC의 지원을 받아 이용하거나 금융기관 내부에 별도로 구축할 수 있다.
다만 트러스 도입과 실제 디지털자산 사업 수행에 필요한 규제 요건은 별개다. 수탁 등 규제 대상 업무를 하려는 금융기관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등 해당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 요건을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임주영 안랩블록체인컴퍼니 총괄은 “트러스는 ABC가 상용 서비스로 검증한 구성을 금융사 내부망에 그대로 두고, 운영은 금융사가 직접 하도록 설계했다”며 “자체 보유한 MPC 원천 기술과 안랩의 보안 운영 기준, 비수탁 지갑 서비스 운영 경험, VASP 신고 사업자로서 축적한 규제 대응 경험을 하나의 제품에 집약한 것이 트러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