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렛에 위챗페이 품는다…중국 QR결제 정조준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넘어 ‘금융 플랫폼’ 본격 경쟁 나서… 애플·구글과 주도권 다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삼성월렛에 위챗페이 품는다… 갤럭시로 중국·동남아 QR결제 시장 정조준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와 손잡고, 글로벌 큐알(QR)코드 결제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널리 쓰이는 텐센트의 위챗페이 QR결제망을 삼성월렛에 연결해 갤럭시의 금융 서비스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한 삼성페이로 간편결제 시장을 키워왔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우리은행은 이달 말 텐센트와 QR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삼성전자와 우리은행이 함께 선보인 선불 충전형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월렛머니’에 텐센트의 위챗페이 QR결제 시스템을 연동하는 것이다.

이번 협력이 성사되면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의 결제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대형 쇼핑몰뿐 아니라 식당과 편의점, 노점상 등에서도 QR결제가 일상화돼 있다. 현금이나 국제 카드만으로는 이용하기 불편한 가맹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인 여행객은 중국에서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현지 결제 서비스를 별도로 설치하고, 여권과 해외 결제 카드 등을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월렛머니와 위챗페이의 연동이 구현되면, 갤럭시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용자가 별도의 현지 결제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QR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된다.

카드 인프라 건너뛴 중국·동남아… QR결제가 성장 동력
삼성전자가 QR결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글로벌 결제 시장의 무게중심이 국가와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등에서는 카드 기반 결제와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 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 결제가 널리 활용되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QR코드가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QR결제는 가맹점이 별도의 고가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도 결제를 받을 수 있어, 중소 상점과 소규모 사업자에게도 유리하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는 글로벌 QR코드 결제 거래액이 2026년 5조4900억달러(약 7397조 2260억 원)에서 2031년 9조1700억달러(약 1경 2355조 6580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동안 약 67% 성장하는 셈이다. QR결제는 단순한 여행객용 서비스가 아니라 소매점 결제, 개인 간 거래, 교통·티켓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위챗페이와의 협력을 중국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나아가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서 현지 결제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한다면, 갤럭시 이용자가 해외에서도 익숙한 스마트폰 지갑을 그대로 활용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중동에서는 국가 결제망…‘멀티 트랙’ 전략
삼성전자의 전략은 QR결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금융 인프라와 규제 환경이 다른 지역마다 적합한 결제 기술과 파트너를 선택해 삼성월렛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씨(USDC)를 활용한 송금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내 이용 대상 갤럭시 기기 약 8200만 대를 대상으로 10월 마지막 주부터 해당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별도의 외부 가상자산 지갑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삼성월렛에서 USDC를 이용해 호환 지갑이나 60개국 이상에 있는 적격 은행 계좌로 송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비스 운영에는 배스천과 코인베이스 등이 참여하고, 솔라나와 수이 등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된다.

중동에서는 현지 국가 결제망과의 연계를 추진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직불카드 결제 네트워크 ‘마다(mada)’와 카타르의 국가 결제 시스템 ‘힘얀(Himyan)’을 삼성월렛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카드 브랜드를 거치지 않는 현지 결제망까지 스마트폰 지갑에 연결하면 국가별 결제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아시아에서는 QR결제,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중동에서는 국가 결제망을 활용하는 접근은 하나의 기술로 전 세계를 공략하기보다 현지 인프라를 연결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 넘어 금융 생태계로
삼성전자가 금융 플랫폼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있다. 카메라와 화면, 배터리 등 하드웨어 성능의 차별화가 어려워질수록 소비자를 장기간 붙잡아 둘 서비스 생태계의 중요성이 커진다. 결제 카드와 신분증, 교통카드, 디지털 키, 송금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하게 하면 갤럭시의 편의성을 높이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유인을 낮출 수 있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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