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녹색 잎 위에 붙어서 피는 황금색 동의나물

수술과 암술 모양이 노란 금박지로 만들어 붙여놓은 듯 화사…독성 강해 먹어선 안 되는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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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나물은 높은 산 맑은 계곡에서 황금색으로 핀다. 사진=조용경

봄이 무르익어 갈 무렵 높은 산지의 계곡 주변에서, 무성한 녹색 잎 위로 황금색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핀 꽃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동의나물입니다.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이름에는 나물이라는 접미사가 붙어있지만, 독성이 강해서 먹어서는 안 되는 식물이랍니다.

동의나물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속 반그늘, 혹은 습기가 많은 곳 계곡에서 자랍니다. 일본, 중국, 북인도 등 북반구 온대지역에도 폭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2012년 여름에 북인도 지역 트레킹을 하다가 동의나물을 발견했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이름은 동의나물이지만 강한 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조용경

잎은 흰색의 굵은 뿌리에서 뭉쳐서 나고, 둥근 심장 모양이며, 지름은 5~10cm 내외입니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속이 빈 꼿꼿하게 선 꽃줄기 끝에 황금색의 꽃이 2~4송이씩 위를 향해 핍니다. 

다섯 장의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과 그 가운데 소복하게 돋은 수술과 암술의 모양이 노란 금박지로 만들어서 붙여놓은 듯 화사합니다. 그래서인가, 중국에서는 ‘입금화(立金花)’로 부른다고 합니다.

동의나물의 잎은 최고의 산나물로 각광받는 곰취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동의나물은 잎이 두껍고 윤기가 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별로 없는 반면, 곰취는 표편이 거칠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크게 나 있어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의나물은 봄철에 꽃이 피지만, 곰취는 여름에 길게 꽃대를 올리고 가을에 꽃이 핀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동의나물을 잘못 먹으면 복통, 구토, 어지럼증을 겪거나 심하면 경련이 일어나 정신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동의나물의 꽃말은 다가올 행복이다. 사진=조용경

동의나물의 꽃말은 ‘다가올 행복’이라고 합니다. 봄에 피는 눈부신 황금색의 꽃이어서 그런 꽃말이 붙었겠지요? 

그러나 나물이라는 이름에 현혹되어 잘못 먹었다가는 ‘다가올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봄철에 높은 산 계곡에서 동의나물을 만나시면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는 옛말을 떠올리며 바라만 보시는 게 좋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