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통과로 고비 넘은 쌍용차, 수출 늘리며 동력 확보

올 들어 매달 해외판매 증가, 1~5월 수출실적 34.2%↑…이달 말 M&A 절차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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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한 쌍용자동차가 올해 들어 수출 판매를 늘리며 경영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생존 의지가 담긴 자구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해 회생절차의 한 고비를 넘겼다.

21일 데이터뉴스가 쌍용자동차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올해 1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출 차질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유럽시장에 코란도 현지 판매를 돌입하는 등 판매 개선을 위해 힘썼지만, 현대차·기아의 소형 SUV 출시로 인한 점유율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매 분기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상황도 나빠졌다. 쌍용자동차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JP모건, BNP,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 원을 연체한데다 산업은행에서 빌린 900억 원의 만기도래 등으로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는 채무의 일부를 탐강하는 등 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지난 4월 15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려 '회생계획인가 전 M&A'를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지난 8일 ▲무급 휴직 2년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자구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2.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쌍용차의 자구안 가결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생존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하면서 우호적인 조건 속에서 성공적인 M&A 추진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번 자구안은 2009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용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쌍용차는 무급휴직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해 내연기관차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차 위주로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현재 첫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과 신규 SUV ’J100’(프로젝트 명)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올 들어 월별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쌍용차는 지난달 881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8286대) 대비 6.3% 늘었다. 

특히 수출이 711대에서 3854대로 442.1% 증가했다. 부품 협력사의 납품거부에 따른 부품조달 차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동월보다 수출이 늘었다. 5월 누적 수출은 2019년 8129대에서 2020년 1만909대로 34.2% 증가했다.

수출 증가로 계속기업가치를 보여준 쌍용차는 일단 자구안 가결로 회생절차의 한 고비를 넘겼다. 이미 한영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종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쌍용차는 이달 말 입찰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M&A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