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넘겠다"...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쌍용차 회생 성공할까

방송사 PD에서 사업가로…"연간 30만 대 이상 판매해 흑자 전환, 2030년까지 신형 전기차 30종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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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전기버스 전문기업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됐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쌍용차를 회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PD에서 사업가로 변신에 성공한 강 회장이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사모펀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기업은 이달 2일 인수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3일 법원이 이를 허가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약 2주 동안 쌍용차를 정밀실사할 예정이다. 정밀심사 결과를 토대로 본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본 계약 체결 시 부채 상환과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에디슨모터스를 이끌고 있는 강영권 회장은 폐기물, 전기차 업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쌍용차의 부활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회장은 자동차업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KBS 공채 11기 PD로 입사했다. 이후 1991년 갓 설립된 SBS로 이적해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연출했다.

강 회장은 39살에 사업 시작을 목표로 방송국에 사표를 냈다. 이후 외주제작사인 'CAA'를 창업해 'TV특종 놀라운 세상', '호기심천국' 등을 제작했다. 2003년 외주제작사를 후배들에게 넘긴 후 산업폐기물 소각업체인 ES청원과 EST를 설립하기도 했다.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던 강 회장은 2016년 ES청원과 EST를 매각했다. 이후 중국에 넘어갔던 전기차업체 한국화이바 차량부문을 2017년 인수, 에디슨모터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전기차 세계 1위인 테슬라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발명왕인 '에디슨'의 이름을 따왔다.

국내 운수회사에 전기버스를 납품하는 등의 사업을 영위한 에디슨모터스는 강 회장에게 인수된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매출 809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전기버스 1위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898억 원, 28억 원을 거뒀다.

올해에는 경형 전기차 업체인 쎄미시스코 인수와 쌍용자동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 회장은 인수전 이전부터 쌍용차를 전기차 선도업체로 탈바꿈하는 등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달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쌍용차를 내년부터 흑자 회사로 만들고, 2030년까지 수익성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간 3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함으로써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스마트 플랫폼을 쌍용차에 접목해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공장 정상화 뿐 아니라 해외 합작회사(JV) 20곳을 설립하겠다고도 밝혔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기술 로열티로 추가 수익까지 얻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수 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자체 규모가 쌍용차 대비 작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9502억 원으로, 에디슨모터스(898억 원) 대비 32.8배에 달한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4800억 원~1조6200억 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에디슨모터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119억 원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 3100억 원을 1차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뒤 2차 유상증자로 4900억 원~5300억 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7000억 원~8000억 원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등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조달할 뜻을 내비쳤지만, 산업은행 측은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