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상장사, 부채비율 축소…해뜰날 보이나

유상증자 통해 부채비율 반으로 줄인 대한항공 비롯 5곳 중 4곳 감소…LCC 진에어는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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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5개 상장계열사 중 4곳의 부채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대한항공은 7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을 300% 초반까지 축소했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진그룹 상장사 5곳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9월 말 기준으로 4개 계열사의 부채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말 22조7377억 원이던 부채가 올해 9월 말 19조7065억 원으로 13.3%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은 3조2815억 원에서 6조3868억 원으로 94.6%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92.9%였던 부채비율은 308.6%로 383.4%p 줄어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3조316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기사회생했다. 이 중 1조5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용하고, 나머지 1조8160억 원은 채무상환에 활용했다.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1~3분기에는 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1~3분기에는 714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공급망 정체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증가 등으로 수송량과 운임이 늘어난 덕이다. 4분기에도 연말 화물운송이 성수기를 맞으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진과 한진칼의 부채비율도 1년 새 70.9%p와 30.4%p 줄어 각각 169.2%, 128.0%로 집계됐다.

한진의 부채는 2조5153억 원에서 2조4044억 원으로 4.4% 감소했다. 한진칼은 1조5524억 원에서 27.8% 늘어난 1조9835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진과 한진칼의 자본은 각각 1조475억 원과 9797억 원에서 1조4210억 원과 1조5491억 원으로 1년 새 35.7%, 58.1%씩 증가했다.

한국공항의 부채비율(54.7%→46.4%)도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자본(2833억 원→2719억 원)과 부채(1549억 원→1261억 원) 모두 감소했지만, 부채가 더 크게 줄면서 부채비율이 개선됐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LC)인 진에어는 9월 말 현재 자본이 마이너스 2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에도 30대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3번째로 높은 1394.6%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467.2%로 낮아졌다가 올해 3월 말 1793.2%로 상승하는 등 급락을 거듭하다 올해 6월 말 완전자본잠식(자본 -176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진에어의 재무구조 악화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2019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확실시된다. 진에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지난달 초 123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 여부는 안갯속이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