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외국계 기업 중 부채비율 톱…자본 77.3% 급감

4280.0%p 늘은 5588.4% 기록…부채 증가율 1위는 한국지멘스일렉트로닉디자인오토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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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 부채비율이 외국계 기업 중 가장 높았다. 부채 증가율은 한국지멘스일렉트로닉디자인오토메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 자본잠식으로 부채비율을 파악할 수 없는 기업은 3곳으로 나타났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외국계기업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2021년 말 655.2%에서 지난해 말 715.9%로 60.7%p 증가했다. 

포브스 선정 500개사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114곳 가운데 실적이 파악된 110곳이 대상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푸본현대생명보험이다. 1308.4%에서 5588.4%로 4180.0%p 급증했다. 

생명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이다. 주로 종신보험 등 장기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들은 장기간에 걸쳐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금액이 부채로 잡히는 이유에서다. 

원래도 높은 부채비율이 추가로 급상승하게 된 이유는 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조4660억 원이던 자본이 3332억 원으로 77.3% 하락했다. 부채는 18조6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19조1809억 원) 대비 2.9%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후순위채 발행액을 8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후순위채를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약 4000억 원의 자본을 추가 확충 계획도 세웠다. 

다만, 일각에선 부채를 통한 수혈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인정받다가 만기가 5년 이하로 줄어들면 매년 발행금액의 20%씩 자기자본에서 제외된다.

이외에도 처브라이프생명의 부채비율도 1002.6%p 늘은 1986.0%다. 부채가 4.4% 하락했지만 자본도 52.6% 줄었다. 부채와 자본 각각 1조6151억 원, 813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모빌리티코리아는 1368.5%에서 2090.1%로 721.6%p 증가했다. 부채(2073억 원→3508억 원)와 자본(151억 원→168억 원)이 각각 69.2%, 10.8% 상승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전년 동기(1650.3%) 대비 101.3%p 오른 1751.7%다. 은행 또한 생보사처럼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 중 하나다. 은행이 발행한 대출은 부채로 잡힌다. 고객의 예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법 등으로 부채를 관리하는 은행은 이자이익을 많이 벌기 위해 대출을 그만큼 발행하는 시스템을 이용한다. 이 은행의 부채와 자본은 13.8%, 7.3% 늘었다. 

한국지멘스일렉트로닉디자인오토메이션의 부채는 외국계 기업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74억 원에서 1532억 원으로 400% 넘게 상승했다. 자본은 48.3% 증가한 1조5605억 원이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721.6%p 상승해 982.0%로 집계됐다. 

자본 잠식으로 부채비율을 구할 수 없는 기업은 유니레버코리아, 풀무원다논, 완화케미칼코리아다. 

유니레버코리아는 2021년 말에도 616억 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또한 -638억 원을 기록했다. 풀무원다논과 완화케미칼코리아는 각각 -83억 원, -55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상위 5개 기업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소프트뱅크코리아, 스미토모싸이크로코리아, 한국피앤지, 보잉코리아로 4.4%, 6.1%, 6.6%, 10.4%, 16.1%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또한 부채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이 다수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단순 브로커리지와 중개 업무를 위주로 하고 국내 증권사와는 사업구조 차이가 있는 이유에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