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메리츠화재·DB손보, 1분기 순이익 승자 또 바뀌었다

손보 순이익 2위 싸움 치열 …2023년 메리츠, 2024년 DB손보, 올해 1분기 다시 메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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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엎치락뒤치락 메리츠화재·DB손보, 1분기 순이익 승자 또 바뀌었다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이 손보업계 순이익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첫 분기 순이익은 메리츠화재가 더 앞섰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화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6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6081억 원)에 이어 손보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손보업계의 순이익 추이를 보면 본래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 3강 구도 체제를 이뤘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순이익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2023년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밀어내고 손보업계 2위에 자리매김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전 메리츠화재 대표) 체제에서 진행한 장기인보험 확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 장기인보험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체제에서 빛을 발했다. 장기인보험은 IFRS17 체제에서 새롭게 도입된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CSM이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에서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장래의 이익이다. IFRS17 체제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CSM은 일단 부채로 계상된 후 매년 상각을 통해 수익으로 인식된다.

메리츠화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벌어들인 보험수익(2조2399억 원) 중 81.5%(1조8260억 원)을 장기보험으로 채웠다. 순이익 규모가 비슷한 DB손보(53.9%) 대비 27.6%p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2023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또한 303억 원의 격차(메리츠 1조5670억 원, DB 1조5367억 원)로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손보업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음 해에는 자리 보존에 실패했다. 메리츠화재가 또 다시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수익을 확보하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역시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한 DB손보의 성장세가 더 매서웠다. DB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722억 원으로, 메리츠화재 대비 617억 원 앞섰다.

올해 첫 분기 승기를 잡은 곳은 메리츠화재다. 두 기업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손보업계는 올해 들어 대형 산불 등 재해 피해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상태다. 실제로 DB손보는 올해 1분기 LA 산불로 인해 일반보험에서 적자를 냈다. 문제는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도 적자인 자동차보험이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이에 투자손익이 손보사들의 실적을 가르는 데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는 1분기 투자손익 증대를 바탕으로 DB손보 대비 순이익 감소폭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두 기업의 순이익 격차가 155억 원으로 크지 않은 상태인 점이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