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방탄 유리막, 현대차 통해 만들었다

이해식 후보 비서실장, “현대차 사장출신 공영운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발빠르게 대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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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용 소총을 통한 후보 암살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난 대통령선거 운동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켰던 방탄 유리막이 현대차를 통해 긴급 제작된 것으로 뒤늦게 공개됐다. 민주당의 발빠른 대응에는 현대차 사장출신인 공영운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주블리 김병주’에 출연, 방탄유리막 제작 일화를 털어놨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 경호처에 방탄 연단을 요청했지만, 경호처에서는 민주당만(으로는) 못 준다고 했었다”라며 “양당이 합의하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쪽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니 우리가 자구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의원은 “초비상이 걸렸는데, 방탄유리는 제작에 3개월이 걸린다고 했다”면서 “고민하다가 윤호중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현대차 사장이었던 공 위원장에게 연락해 방탄차량에 들어가는 유리 납품회사를 소개받았고, 그렇게 해서 거의 일주일 만에 제작됐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이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일주일 만인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유세 때부터 방탄유리막을 사용할 수 있었다. 높이 1m가 넘는 방탄 유리막은 이후 이 대통령이 가는 유세장마다 설치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3㎏이 넘는 방탄복을 입은 채 방탄유리막 뒤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사거리가 2㎞에 달하는 러시아제 소총 밀반입 등 이 대통령을 겨냥한 신변 위협의 제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선당시 이 대통령에 대한 살해를 위협하는 글은 21건이 접수됐었다.

공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총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영입했던 인사다. 현대차에서 전략개발팀장과 해외정책팀장, 홍보실장(부사장)을 거쳐 전략기획 담당 사장을 지냈다. 그해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후보로 나섰으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패했고, 이후엔 당대표 경제특보로 활동했다.

한편, 방탄 유리막은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로 광주 유세에 나섰을 때도 사용됐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15대 대선 유세 당시 현대차가 제공한 방탄차를 타고 다녔다.

오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