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T 사외이사인 김성철 고려대 교수(이사회 의장), 김용헌 대륙아주 변호사, 최양희 한림대 총장,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장, 조승아 서울대 교수,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상근 고문 / 사진=KT [5] KT CEO 인선 물밑 경쟁…사외이사 구성에 시선 집중](/data/photos/cdn/20250832/art_1754338348.jpg)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T 사외이사인 김성철 고려대 교수(이사회 의장), 김용헌 대륙아주 변호사, 최양희 한림대 총장,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장, 조승아 서울대 교수,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상근 고문 / 사진=KT
한국 최고 통신그룹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경쟁이 벌써 물밑에서 시작되면서 이를 결정할 KT 사외이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 이사회는 올해 10월을 전후로 차기 CEO를 선임한다. 김영섭 현 KT CEO는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KT 사외이사는 현재 8명으로, 모두 지난 윤석열 정권의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선임됐다. 이들 중 최소 5명 이상은 윤 정권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인사들이다. 이에 따라 이들 사외이사와 김영섭 대표 선임 과정에 대한 윤 정권의 개입으로 인한 정당성 논란과 선임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벌써 제기되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의 정·관·재계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역시 윤 정권 시절에 선임된 김영섭 현 KT 대표는 현재 강한 연임 의지를 내보이며 적극적인 활동 중에 있다. 이에 복수의 전직 KT 인사는 물론, SK 출신 인사들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별도의 캠프 사무실까지 마련하는 등 KT CEO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차기 CEO 결정은 KT 이사회가 하게 된다. 현 이사회는 지난 2023년 3월 주총을 앞두고, 경영공백 상태에 놓인 바 있다.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을 내세운 윤 전 정권 대통령실은 당시 사외이사 8명중 7명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해체시킨 뒤 재구성했다고 지적됐다.
KT 사외이사 재구성에는 윤 정권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핵심실세인 이관섭씨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정황이 여러군데 보인다. 이씨는 김영섭 현 대표 선임에 앞서 국민연금과 검찰 등 사정기관을 동원해 구현모 당시 대표를 물러나게 한 의혹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이씨의 서울대 경영학과 선후배 인맥이 두드러진다.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씨, 안영균(세계 회계사연맹 이사)씨가 KT의 현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에 이어 다른 사외이사 3명은 윤 정권과 ‘뿌리’가 같은 구 여권의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다. 박근혜 정권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낸 최양희(한림대 총장)씨와 이명박 정권 때 환경부 차관 출신인 윤종수(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씨가 이들이다. 박근혜 정권 당시 장관급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 김용헌(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씨는 윤 정권 인수위 시절인 2023년 3월 선임된 뒤 유일하게 유임돼 현재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KT의 현재 1대 주주인 현대차그룹 등은 곽우영(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씨와 이승훈(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씨, 그리고 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인 조승아씨를 각각 사외이사로 추천해 선임했었다.
이들 사외이사 중 곽우영씨, 김성철씨, 이승훈씨, 김용헌씨 등 4명은 올해 3월 말 임기만료였으나, 주총에서 모두 재선임됐다. 당초 KT는 후임 CEO에 대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이들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돌연 전원 연임을 확정해 뒷말을 남겼다. 이들을 포함한 KT의 현 사외이사 8명은 앞서 김영섭 현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외이사가 김 대표를 다시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KT 이사회는 김대표에 대해 지난 2023년 선임 이후 사업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수 조원대 불공정 계약 논란 ▲소피텔 등 알짜부동산 헐값 매각 추진 논란 ▲이니텍 등 핵심계열사 저가매도 논란 등과 ▲김대표 출신회사인 LG CNS의 KT 내부 시스템(Business & Information Transformation) 수주 배임 계약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김대표 취임 이후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으로 최근까지 5명의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도 잇따랐으나 이에 대한 지적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T의 현재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윤 정권 당시 김영섭 대표 선임 과정에서 과거 김대표의 경영상 중대 과실을 은폐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LG CNS의 CEO 재직 당시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발에 실패, 전 국민적 피해를 끼쳐 결국 사임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를 알고도 묵인 방조하는 한편, 구현모 전 대표 선임 저지에 앞장섰던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오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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