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의 도전…첫 내부, 첫 호남 출신 박상진 회장

1990년 산업은행 입행 이후 기업 구조 조정 업무 담당한 첫 내부 출신…역대 회장 중 유일한 호남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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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이 회장 인사에서 도전을 시도했다. 신임 박상진 회장은 역대 회장 중 첫 내부, 첫 호남 출신 인사다. 박 회장은 1990년 산업은행에 입사한 후 기업 구조 조정 업무를 담당해 왔다.

17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역대 산업은행 회장들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권과 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산업은행 회장 자리를 꿰찼다는 게 정계와 금융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수장의 임명 제청권은 상위 감독 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의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낙하산 인사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번에 취임한 박 회장은 통합 산업은행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회장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통합 산업은행의 초대 회장인 홍기택 전 회장은 중앙대학교에서 경제학부 교수,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을 지내다가 2013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3개월 만인 2013년 4월 KDB금융그룹의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홍 회장의 후임인 이동걸 회장은 1948년생으로, 통합 산업은행 이후 유일하게 금융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투·신한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 전 회장은 박근혜대통령 후보지지 선언을 주도했으며, 박근혜 대통령 시절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취임한 이동걸 회장과 강석훈 회장도 경제 관료 출신이다. 이동걸 회장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강 전 회장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2016년에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 사실상 정치와 관료 이력이 더 길어 낙하산 인사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취임한 박상진 회장은 1990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후 기아그룹, 대우중공업 등 기업 구조 조정 업무를 담당한 첫 내부 출신이다. 산업은행이 출범한 1954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첫 내부 출신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실장과 준법감시인 등 주요 법직을 거치며 정책금융 전문가로도 활동했다. 2019년 퇴임 후에는 서부광역철도 부사장을 지냈다.

박 회장은 전임 회장들과 출신지, 학력에서도 차별점이 있었다. 

박 회장은 196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첫 호남 출신이다. 이전 회장들의 출생지는 영남이 3명으로 주를 이뤘다. 이동걸 회장(1948년생)이 대구, 이동걸 회장과 강석훈 회장은 경북 안동과 봉화에서 태어났다.

또한 박 회장은 통합 산업은행 회장단 중 유일한 법학과 출신이다. 이전 회장들은 모두 서울대, 서강대, 영남대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학사 기준)했다.

한편 박 회장은 15일 취임사를 통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미래성장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수단으로 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됨에 따라 대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첨단전략산업 지원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지방산업 체질 개선 ▲전통산업에 대한 생산성 제고와 산업구조 재편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